내 영혼에 부는 바람....*

겨울강가...갑천에서....*

푸름님 2008. 1. 10. 00:27

 

계절이

맨살처럼 느껴지는 겨울강...

 

시선 끝까지 잿빛으로 채운 하늘 한 귀퉁이

잠깐 서광처럼 볕이 든다.

 

 

삶이 가끔 느슨해 질때면

겨울강에 가볼일이다.

 

성긴 은발로 찬바람을

견디며 세월을 사는 여린 갈대대궁..

퇴색한 이파리 몇개로도 생명은 저리 옹골지다.

 

강건너 사람이 사는 동네의

뾰족한 교회당.

벙어리 종탑의 종소리가

강물에 여울진다.

 

 

 

겨울새의 영토는

야박한 얼음으로 잠식당한채

은빛으로 부서지는 찬바람에 아무말이 없다.

 

 

한줌 다정한

위로처럼 퍼져나온 햇살..

 

 

말해다오..

지난 겨울 이자리를

지나던 그 바람의 이야기를..

 

 

바람이 쓸쓸이

쓰다듬고 지나는 갈대숲이 조용히 눕는다.

 

 

물새는 물과 얼음의 경계에서

맴을 돈다.

 

 

아서라..

자맥질 자리 잊고 얼음에 부딪힐라..

 

 

겨울새는 

동그랗게 오므린 몸으로

물질도 지쳤는지.. 둥둥.. 물결에 몸을 맡기고 있다.

 

 

겨울 하루가  

기우는 햇살과 함께 지나간다.

 

 

삶이 느슨해 질땐...

 

 

겨울강에 가볼일이다.

 

 

비상하는 겨울새의 날개짓으로

푸드덕 내마음에도

풀무질 할 수 있게...

 

 

잿빛 하늘과 함께한

겨울강...

갑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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