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15구간....* 새미실에서 미천리휴게소

푸름님 2012. 3. 12. 18:09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열다섯번째....*

[2012.03.08]

 

 

어디로 : 문의 새미실~ 덕은이저수지~ 도롱뇽연못~ 작두산~양성산~국태정

~32번도로~미천리휴게소~청남대매표소

누구누구 : 샘터님, 한송이님, 피아노님, 맨땅님, 보라꽃님, 하하하님, 풀꽃

 

 

 

 

봄이 오고있다.

눈에 띄게 오시는 봄이 아니라

숲속 작은 개울물을 흐르며

따스한 입김으로 얼었던 대지를 어루만지며

가만히 가만히 오고있다.

 

*****

 

경칩이 지나고 며칠 따뜻했던 기온이 잠깐 쌀쌀하게 등을 돌린 아침이라

옷입기가 애매하다. 평상시보다 여유있는 출발 시간으로 조금일찍 도착한 신탄진역앞은

장날의 분주함이 벌써 시작되었다.

봄나물에 상큼한 딸기와 곰실곰실한 다육이화분까지..

잠시 장을 돌아보는 여유도 오랜만에 갖는 행복이다.

 

문의에 도착 새미실에서 논둑을 따라 들머리에 나선다.

 

 

 

한무리의 단체가 우리와 같은길을 걷고 있다. 찬샘마을 이후 출발지점에 이토록 많은 사람을 보기는 처음이라 반갑다.

 

 

 

 

 

 

산으로 가는길....

구불구불 물길이 만들어 낸대로 이어진길이 고향의 모습이다.

조그맣게 돋아난 파란싹을 돌보는 농부의 손길이 바쁘다.

 

 

 

파란싹이 무엇인지 여쭙자, 대답대신 제때에 풀을 뽑아주지 않았더니 풀이 이렇게 무성하다시며

무엇이든 때를 놓치면 뒷감당이 힘들다는 말씀을 먼저 하시고 마늘싹이란다.

같이 태어나 땅기운을 맡고 자라지만, 나야할 곳에 따라 보호받고 솎아지고....

고만고만한 삶의 행태같아 잠시 생각에 잠긴다.

무성해진 내 마음밭에선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솎아낼 것인지....

 

 

 

시골길.. 

이길을 걷는 우리네가 갖는 푸근한 소통을

우리의 후대들도 같은 느낌을 가질까?

떠나온 고향이나 촌을 이르는 시골의 어감도 세월에 따라 달라질것이다.

 

그런 노파심에서 젊은이들을 산길에서 만나면 대견하고 흐뭇한 가 보다.

 

그저 산에 드는 마음가짐이 스포츠의 일종으로만 생각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과 함께말이다. 

 

자연을 개발과 수확의 무정물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인간이 가하는 아픔마저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자연의 숭고함을 귀히여기고,

함께 영위하고 살아야할 소중한 영혼의 동반자라는 가치관을 미덕으로 갖는다면, 

자연과 주고 받는 수많은 소통을 생의 기쁨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저마다 그 가치를 견줄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영혼들로 가득한 공존과 조화의 장이다.

풍광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알아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21세기를 살지만, 나는 20세기적인 아날로그감각이 좋다.

 

 

 

 

 

작지만 봄기운이 가득한 덕은이저수지의 푸른물빛에 나무들이 몸단장하듯 거울을 보고 있다.

 

 

 

새움이 트기전에 이끼들이 먼저 나무에 옷을 입히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어디에나 뿌리내리는 이끼를 보면 생명의 근원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느껴진다. 다른 생명이 스러져도 그 위에 다시 이어지는 생명의 세습.

 

 

 

 

 

 

샘터님이 발견한 도자기병을 들고 신이 났다.

빠져있던 생각에서 퍼뜩 깨어난다.

좋은가보다. 강아지마냥..히히

 

 

 

무언가 조성하려는 흔적인지 커다란 잉어두마리가 연못 밖에 누워있고,

연못안에는 겨울의 흔적처럼 남은 살얼음이 봄기운에 서서히 녹아나고있다.

 

 

 

오솔길이 끝나는 곳의 작은 연못은 봄이부화하고 있다.

개구리알과 도롱뇽알, 그리고 도롱뇽이다.

도롱뇽연못....*

 

 

 

 

 

 

東萊鄭公의 묘소를 지나 산길을 오른다. 돌림자가相이시니 나에게는 할아버지벌이시다.

 

 

 

 

오늘 처음으로 트이는 조망이지만 아직 흐릿한 불투명유리처럼 풍경을 감추고 있다.

 

 

 

 

 

 

몇구비를 오르고 내린후 작두산정상이다.

 

 

 

 

정상을 지나 양지바른 조망터에서 점심을 먹는다.

무거울텐데 많은 사람들의 찰밥을 지어온 송이언니가 고맙다.

푸하하 후덕한 밥상에 모두들 배부른 나머지 나중엔 가위바위보로 김밥을 먹는다.

아직은 인색한 조망이지만, 배부르고 푸근하니 마음은 더없이 투명해진다.

 

 

 

 

 

 

 

 

 

국태정 못미쳐 양성산을 다녀오기위해 가방을 벗어놓고 다섯명이 나선다.

 

 

 

 

 

 

 

 

 

 

 

아마도 이곳이 양성산 정상인듯하다.

표지판을 찾지 못해 한고개 더 앞으로 더 진행한다.

 

 

 

표지석을 찾아 이곳 까지 왔지만, 끝내 찾지못하고 되돌아 나온다.

 

 

 

아까 큰 바위 두개가 있던 곳이 양성산 정상으로 추정하고 국태정을 향해 되돌아 오른다.

내려갈때 느꼈던 경사의 압박이 오르려 하니 더 대단하다.

 

 

 

 

국태정에서 목이 마를 일행을 위해 배를 깎아준 고마운 보라꽃언니 덕에 갈증을 풀고,

이곳의 새들과 만남이다.

 

 

 

 

 

땅콩을 들고 있는 손에 날아든 동고비가 갸웃하는 귀여운모습

 

 

 

 

 

 

드디어 나의 손가락에 곤줄박이가 날아와 앉았다.

가녀린 발가락을 통해 내 손가락에 전해지던 새털같은 가벼움의 존재감!

우앙~~~ 눈물겹도록 감격스런 순간이었다.

 

 

 

 

 

금새 어디에 묻고 왔는지 다시 날아든 곤이녀석,

인사라도 하듯 잠시 내 손끝에 머물어 포즈를 취해준다.

 

 

 

새와 함께 한 시간동안 새와 같은 마음이 되었을까?

 

 

 

 

 

 

 

 

 

 

 

멀리 구룡산과 문의대교 그리고 남이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다.

 

 

 

 

낙엽이 수북한 곳을 보니 여성대원들

다리에 음표를 단듯 흥겹다.

 

 

 

 

능선을 내려와 32번 국도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봄은 강으로 부터 오나보다.

 

 

 

 

 

 

 

 

 

문의문화재단지를 지나 미천리휴게소를 향해 내려선다.

 

 

 

 

뒤늦게 얼굴을 내민 햇살이 수면에 반짝인다.

 

 

 

 

 

 

 

 

 

지난13구간에서 걸었던 좌골의 모습이 왼쪽으로, 14구간에서 올랐던 청남대가는 능선이 정면으로 보인다.

 

 

 

 

 

 

 

 

 

 

 

돌아나오는 선착장 콘크리트 사이로 봄까치가 살그머니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작은 정령이 전하는 커다란 흐름에 어찌 감동하지 않으랴

나그네의 발걸음과 스치듯 쓰다듬는 바람결이 땅에 깃든 영혼을 깨운것이리라.

이러한 발견의 기쁨, 압도적인 풍광이나 신화와 전설을 가진 경외한 대자연이 아닐지라도

돌틈에서 찬 겨울을 이겨낸 대견한 이 작은생명에 감사할 따름이다.

 

빛바랜 잎을 배경삼아 새롭게 움트는 푸른물..

그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낮게 피어있는 봄까치를 담기 위해 함께 엎드린 샘터님의 마음이 읽어져 미소가 번진다.

 

 

 

 

고맙게도 차를 가지러간 일행이 마중을 나오셨다.

ㅎㅎ 샘터와 둘이 어울렸으니 얼마나 해찰할지 뻔한 일이라나 뭐래나...고맙다.

 

 

 

 

 

 

 

 

 

이렇게 미천리휴게소를 돌아 오늘 일정을 마친다.

 

*****

 

또 하나의 길이

추억속으로 길을 내었다.

잔잔히 봄물결처럼 일렁이던 호수의 수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순간에도

또 하나의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시간은 꽃병같은것...

 

나는

지금

꽃병에 꽂을

꽃을

찾는다.

 

 

 

 

※ P 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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