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열한번째....* 염치재에서 월리사까지

푸름님 2012. 1. 4. 15:06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열한번째....*

 

 

함께한날 : 2011.12.29 [살짝 눈내린 많이추운날]

걸어간길 : 염치재~벌랏나루~한지마을~소전교~샘봉산~염치재

+자동차로 월리사

 

 

 

간밤에 내린 눈때문에 미끄러워진 길이 살짝 걱정이다.

조심스레 염치재에 무사히 도착하여, 지난번 내려온길을 기점으로 오늘 산길을 시작한다.

 

 

 

눈이 내리면 온세상이 도화지가 된다.

발자국도 그려보고, 우리 도란이 이름도 적어보고...

 

 

 

지난번 보았던 건반같은 그 길이 아쉬워 다시 한번 잡아본다.

흰눈이 붓을 그린듯 도로에 선을 그었다.

 

 

 

소복이 내린눈이 강아지풀잔등에도, 복분자 파란 잎에도, 떨어진 밤송이에도 내려 앉았다. 

일행이 저기 산길 어디에 멧돼지가 간다는데 내눈엔 보이지 않는다.

눈도 밝기도 하지..

 

 

 

 

 

 

 

 

 

벌랏마을로 가는 길은 오지탐험처럼 고요하다.

학습되어진 지식이 아니라 새롭게 만나는 벌거숭이 같은 이 느낌이 좋다.

새로운 길과 새로운 풍경이 주는 신선함은 진열장에 전시된 상품과는 다르다.

굳이 신께 귀의하지 않고, 훌륭한 경전을 읽지 않는다 하여도 내재된 내안의 善과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어느 다큐에서인가 티벳의 사람들은 山을 산이라 부르지 않고 神이라 부른다했다.

만년설이 쌓인 세월을 거부하는 산의 존재자체가 그들에겐 살아 숨쉬는 神이었으리라..

그 산의 숨결로 이루어진 강물의 물빛은 無였다.

나레이터가 세상의 모든 물빛이 처음엔 이러했을것이다라는 해설에 전적으로 동감했던 기억..

지금 내눈 앞의 물빛도 투명 그 자체다.

 

 

 

 

 벌랏나루다.

이제는 오지 않는 배를 기다리던 나루터에서 두여인이 앉아있다.

벌랏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논이 없고 밭만 있다는 뜻이라는데 확실치는 않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소전리인가보다.

 

 

 

나루터벽에 수많은 낙서..

이쁜이도 다녀가고, 말복이도 다녀가고 후훗!

도란이도 다녀간 흔적을 확실한 곳에 남겼다.

 

 

 

 

 

 

 

돌아본 나루터가는 길이다.

나뭇잎들이 수런수런 말거는 봄날풍경을 떠올려보며

이대로 이 아름다움이 간직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다.

아름다운것들은 생명이 짧은것인지...

 

 

 

한지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의 보호수다.

 

 

 

 

연못옆의 원두막엔 소머리 모양을 한 기둥이다.

 

 

 

 바람이 실어오는 맑은 공기가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가 수줍은 듯 하늘거리는 ...으로 소개되는 한지마을 환영사다.

여유를 두고 지나치는 여행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갖고싶은 곳이다.

한지가 지닌 느림과 투박함의 여유처럼...

 

 

한겨울인데도 아이비가 푸른등처럼 담장을 밝히고 있다.

 

 

 

 

 

 

겨울이 되어 한지마당은 쓸쓸하다.

 

 

 

 여우콩인지 새팥인지 빈 꼬투리를 남긴채 떠난 씨앗은 어떤꿈을 키우고 있을까?

 

 

 

 

 

 

 소전1구마을 표지석에 벌랏이라 크게 써놓았다.

 새삼 느끼는 우리말의 정겨움!

오늘 시작한 하나,둘,셋! 놀이하면서 찍어보았다. 한사람이 맨날 튄다.

 

 

 

그런 느낌이 있다.

특별할것 없지만 한없이 편안한,

내세우지 않아도 느껴지는 등뒤의 따스함,

안겨있지만 구름처럼 자유로운 느낌...

벌랏마을의 느낌이 꼭 그렇다.

 

 

 

오늘 우리가 걸어오고 걸어갈 길이다.

 

 

 

 이나무가 닥나무란다.

맨질한 몸뚱이가 추워보인다.

 

 

 

다시 고개를 넘고...

 

 

 

고갯마루에서 바람이 구부렸을까? 거울에 비친 하늘도 나무도 삐딱하다.

 

 

 

 

 

 

배고플 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잘 노는 우리 도란이들...

 

 

 

 

이렇게 소전교를 알현하고 점심자리를 찾는다.

 

 

 

 아듀~~ 2011년!

행복했고 따뜻했던 2011년의 마지막 둘레길을 기념하며 안녕을 고한다.

 

 

 

샘봉산을 향해 오르는 길엔 고사리밭이 눈에 띈다.

 

 

 

샘봉산이다.

 

 

 

 

 

 여태껏 보아온 대청호수둘레길의 고운 수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샘봉산은 샘봉산 하나 만으로도 찾을 만한 멋진곳이다.

 

 

 

 

 

소전1구에서 2구로 넘어오는 길과 포도밭 멀리 법수리와 사음리,국사봉과 고리산까지....*

 

 

 

 회남대교도 보인다.

 

 

 

 

 

 

 

 

 

 

 

 

 

 

앗! 서둘러 앞서간 일행이 저지른 아름다운 선물이다.

지난 구간 이번 샘봉산을 샘터봉이라 장난스레 말하더니

이런 이벤트를 준비할 줄이야!

딴이름이 '맨''땅'이라서 팍팍한 줄 알았더니

요런 깜짝 이벤트를 꿈꿀 줄도 알고...후훗!

보는이의 마음이 훈훈하다.

늘 말없이 배려와 준비를 하는 샘터님을 위해

2011년 마지막 도란이들의 산행에서 훈훈한 미담하나를 담는다.

샘터님의 당황하고도 신기해 하는 모습이 귀엽다.

 

 

 

 

 

기념으로 한방 더!!

 

 

 

샘봉산의 추억을 뒤로 하고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을 한번 더 지나 하산이다.

벌랏 한지마을이 오후 풍경속에 그림처럼 한가롭다.

 

 

 

마지막 도로로 내려서는 가파른 길을 칡넝쿨을 이용해 자연 밧줄을 만들었다.

 

 

 

 

 

이렇게 시작한 곳으로 다시 돌아와 둘레길을 마친다.

 

 

 

 

※ PS :

 

월리사다.

 

 

 

 

 

 

내영혼에 부는 바람

 

 

 

바람이 분다.

 

바람은 어디에서 오는가..

 

마음 깊은 곳의 숨이 차올라

마침내

하늘과 조우하는 유희다.

 

큰 숨을 쉬면

바다가 출렁이고

 

가녀린 숨결뒤엔

댓잎이 속살거린다.

 

매인데 없는 영혼이 다녀간

바람만이 아는길

 

바람은 쉴 곳을 굳이

찾지 않는다.

 

오늘도

 

내 영혼에 부는

바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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