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열두번째구간....* 후곡리의 마루금을 따라서

푸름님 2012. 1. 21. 17:16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열두번째....* 1막

 

 

[2012.01.06 금요일, 얼어붙은 도로에 자동차는 엉금엉금.. 햇살은 그지없이 좋은날!!]

 

누구누구: 도란이팀 4명과 신샘님

어디로 : 소전교~포장도로~약수터~257봉~ 소헌정~ 악어섬~ 임도~진삿골~후곡리버스종점~포장도로~소전교

 

 

 

 

 

 

산이 그곳에 있다.

 

호숫가에 서면,

조금만 일어선 뭍이라도 산이된다.

 

수많은 바람결이 쓰다듬어 어루만진 고운금

둥기당 발걸음마다 음절을 튕기는 현이된 마루금

原始의 동산처럼 조용히 혼자 잎지고 움트는

하도 사연많아 미처 다 듣지 못한 숲길이 그곳에 있다.

 

물길의 깊이 따라

들려주는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러

미끄러운 얼음길을 달려

오늘도 두근대는

 드라마를 만난다.

 

 

 

 

드디어 오늘 가는 길은 지난 8구간과 9구간의 호숫가에서 건너다 보며 소망했던 그 능선길을 걷는다.

수변의 끝에서 바라보면 그리워 애타는 뭍의 깔끔한 산으로 보이던 긴 병풍같던 마루금,

삼각으로 뾰족한 봉우리들이 도도한 경사로

과연 우리의 접근이 허용될까 의아했던 그 능선길을 간다.

 

생전처음 얼음으로 반질대는 후미진 길을 기어를 최저로 놓고 움직인다.

구불대는 능선을 최대한 겸손한 속도로 올라서니 내리막도 기어를 내려 놓으라한다.

 

히유하는 한숨이 절로 쉬어지며 드디어 목적지인 소전교에 도착하다.

오늘 새로이 참석한 신샘님까지 모두 다섯이 출발이다.

마음같아선 포장도로를 조금 더 차로 이동할까 싶지만 둥근 바퀴보단 올록볼록 신발이 안전할것 같아 소전교에 차를 세운다.

9시 40분이다.

 

 

 

벌랏마을로 가는 길 옆의 논밭이 지난번 내린 눈으로 고운풍경이다.

 

 

 

 

고라니들이 샘가에 물만 먹고 갔는지 고스란히 흔적이 남았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이곳을 들머리로 멀리 보이는 능선길에 올라갔어야 하는길을 도로를 따라 한참을 더 걸었다.

 

 

 

 

 

 

 

저멀리 지난번 구간의 샘봉산이 이제는 한층더 친근하다.

 

 

 

무심코 내려다 본 밭 지형이 남한지도 같다.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온 거리를 어림잡아 들머리를 놓친걸 깨닫고 약수터에서 능선으로 올라붙는다.

 

 

 

 

 

가파른 경사를 오르니 희미한 길이 보인다.

와우! 잘못 올라선 길이지만 보여지는 풍경은 그것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흑룡의 해라서일까? 용틀임 같은 모습의 푸른호수는 바람도 없이 잠잠하다.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엑슬루타워의 실루엣을 보니 둥근 둘레길을 많이 돌아왔다.

 

 

 

 

 

 

 

 

 

 

 

오늘산길에서 처음으로 표지기를 만난다.

갸우뚱.. 표지기의 방향으로 보면 이쪽에서 올라 붙은 모양이다.

 

 

 

이번 구간의 경험이 있으신 신샘님의 추천으로 조망이 좋은 곳으로 이동 기막힌 풍경에 추위를 잊는다.

국사봉이 건너다 보이고 섬세한 수변 풍경에  지난 구간의 추억들이 새롭게 떠오른다.

 

 

 

 

 

두발오르면 한발은 미끄러지는 경사를 올라 257봉에 도착 시원한 조망을 만끽하며 간식타임이다.

 

 

 

 

257봉을 내려오며 올려다본 하늘색이 투명한 푸른빛이다.

눈내린 후의 거칠것 없는 빛살이 온통 들어찬 하늘이다.

 

 

 

ㅎㅎ 하늘을 잡으려니 이렇게 자동으로 폼을 잡는다.

 

 

 

가파른 길을

길잡이처럼 발자국하나가 계속 앞서갔다.

발굽이 갈라진 모양이 고라니일까 멧돼지일까?

 

 

 

 

 

 

 

 

 

돌아다보니 호수가 푸른쟁반같다.

길게 늘어선 저 줄기가 10구간에 걸었던 능선길이고,

오른쪽의 자잘한 오리머리들이 사음리와 산수리의 아기자기한 수변이다.

 

 

 

 

법수리풍경이다.

 

 

 

 

건너다 보이는 수변의 작은 봉우리들, 탑봉과 약해산 멀리 토끼봉반도까지

도도한 햇살속에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호수에 떠있는 은어떼 같은 물비늘

오늘 맞이하는 잔잔한 시간의 흐름같다.

 

 

 

 

 

 

 

 

 

 

 

 

 

 

여기서 바라보니 법수리 풍경이 수면에서 자맥질 하는 수달모양이다.

 

 

 

이곳에서 새해 첫 산행을 자축하며 맛있는 떡국으로 점심을 한다.

 

 

 

돌아보는 풍경은 보고 또 보아도 그리운 풍경이다.

하늘과 마루금과 구름....호수....잎진 겨울나무, 겨울에도 더욱 깊어지는 상록수의 푸른빛....

생심줄 같은 삶의 넝쿨을 뻗고 있는 줄기들....

 

 

 

 

이곳의 풍경이 악어가 먹잇감을 바라보며 유유히 유영하는 듯 하다는 악어섬의 풍경이다.

오늘 저곳까지 간다. 악어의 머릿속으로...^^*

 

 

 

 

여기는 해발 228m

내마음의 수심은 몇미터일까?

 

 

 

이곳까지도 여전히 앞서간 발자국..

오늘 우리 앞길을 안내하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콩섬처럼 보이던 악어 먹이섬이 여기서 바라보니 작은 고슴도치다.

 

 

 

개념도에는 고인돌이라 적혀 있지만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보호수 한그루와 소헌정안내판이 서있는 곡계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선다.

 

 

 

 

 

 

 

 

 

 

악어섬의 머릿속에 있는 삼각점이다. 717이라 적혀있다.

 

 

 

 

악어의 눈으로 바라본 샘봉산과 고슴도치다. 왼쪽으로 오늘 걸어온 능선이 그새 살갑다.

 

 

 

 

 

 

 

 

 

 

 

 

 

 

 

 

 

 

반도의 끝을 돌아 해를 향해 나선다.

 

 

 

 

 

아! 눈부신 햇살!

 

 

 

 

 

 

 

 

 

 

 

 

 

 

 

 

 

 

 

 

 

 

 

 

 

임도를 막 들어서며 바라본 수변에 유영하는 검은 물체다.

수달이라기엔 거리나 덩치로 보아 조금 크다.

한번도 아닌 세번이나 하는 자맥질에 카메라를 찾으니

어라랏!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다.

옴마나... 우야꼬... 할수 없이 낭을 벗어놓고 되짚어 오르는 길을

일행이 함께 나서준다. 고맙고 미안타.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청미래 가시덩굴에 매달린 카메라와 감격스런 상봉을 한다.

내게는 무엇보다 정든 나의 카메라...

돌아나오는길에 다른 일행도 올라오고 있다.

고맙다. 혹여 찾지 못할까 시선을 보태러 올라와 주었다.

이렇게 한바탕 소란이 끝나고, 못내 아쉬운 아까의 유영체가 무엇일지 궁금해 하며

한편 카메라를 더 멀리 가기전에 찾으라 나타난 고마운 현시라 생각해 본다.

 

이렇게 수변을 돌아 임도다.

산토끼가 놀고, 고라니가 놀고, 멧돼지도 오고, 도란이들도 간다.

 

 

 

 

 

이미 해는 노을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차를 마시고  진삿골을 향해 내려선다.

묘지길에 헛갈려 잠시 헤매다 능선을 찾아 올라선다.

표지기를 발견하고 수변을 걷고 싶었지만 돌아 나가는 차시간에 맞추기 위해 진삿골로 내려선다.

 

 

 

진삿골은 이야깃속의 마을처럼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허름한 헛간과 군데군데 허물어진 집채들..

인상좋으신 어르신이 아직 막차 들어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는 소식에

일행 한분이 부지런히 앞장을 선다.

 

 

 

 

 

 

차량통행을 금하는 금줄이 재밌다.

숯과 고추가 매달린 금줄이 아니라 비닐조각과 못쓰는 코팅장갑과 헝겊..

 

 

 

흥겨운 도란이 체조를 마지막으로 버스종점을 향한다.

 

 

 

 

 

 

 

 

버스정류장은 재활용한것인지 엉뚱한 안내문이 붙어있고

마침표까지 찍은 확실한 진삿골 확인문구가 낙서처럼 써있다.

 

 

 

좀 특이(?)한 버스시간표를 믿고 5분쯤이야 느긋한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이렇게 행복한 산행 마무리 사진도 찍으며...

 

 

 

그,런,데....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았다.

휑한 길만 바라보다 추워지려는 몸도 뎁힐겸 길을 걷기로 한다.

걷다가 만날 버스를 철석같이 믿고....

 

 

 

어스름한 어둠이 호수에 찾아들고

우리는 여전히 걷는다.

붉은 노을에 하하호호 희망을 갖고...

 

 

 

 

어둠이 짙어 조악한 내 카메라에 별빛도 잡힌다.

그래도 버스는 오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걷는다.

터벅 터벅....

 

 

 

달님이 휘영청 밝았다.

어둠속에서도 인광처럼 능선이 빛난다.

고즈넉한 시골길을 걷는 맛은 깔짬하다.

 

 

이제 더이상 버스를 기대하지 않은채

소전교에 도착한다.

 

분명 사위는 어둠으로 깜깜하지만

달빛을 벗삼아 걸어나온 6Km의 거리는

또렷한 추억으로 자리할것이다.

 

 

 

 

 

※ PS:

 

길은 늘 하나가 아니다.

지도에 그려진 길은 지도위의 길일뿐..

내가 걸어간 길이

나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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