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7구간....*모래재에서 탑봉까지

푸름님 2011. 11. 5. 05:54

 

 

 

 

 

 

 

 

 

 

 

 

 

 

 

 

여름이 갔다.

푸른 물결따라 온 맘을 뒤덮더니

발목만 보이는 걸음걸이로 가을을 남기고....

 

깊어지는 호수의 물빛에

긴 꿈을 꾸다.

 

하얀 모랫살, 간지럼 타는 기슭에

불그레 노을 물들더니

가을이 오는가 싶게 가고있다.

 

가을의 끝자락을 이어

멈췄던 길을 나선다.

 

 

어디로 : 모래재~임도~밤나무단지 ~ 와정삼거리~ 약해산~ 탑봉~약해산~와정삼거리

 언제  : 2011.11.03  햇살 좋은 여름같은 가을             

 

 

 

 

 

 

 

가을을 보내기 아쉬운지

여름날씨에 버금가는 기온으로

가방에 차곡히 준비한 두터운 옷들을 내려 놓고 출발이다.

 

인디안썸머 아니 코리안 썸머가 시작되는가?

 

 

                            ▼ 모래재 아래 호수풍경

 

 

 

모래재를 지나 들머리를 찾기위해 살피지만 어디에도 표지기가 보이지 않는다.

 

 

차도를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붉은 벚나무이파리 몇장은 가을하늘에 편지를 쓰고,

 

 

 

노란 은행잎은 이별의 몸짓으로 낙하한다.

이별이라....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이별이있다.

 

 

 

들머리로 들어선 농로에 부지런한 농부는 가을 햇살을 일구어 놓은 밭에 담고있다.

 

 

 

가을아침의 온화한 햇살이 늦게 꽃피운 키작은 구절초를 따사로히 감싸고 있다.

 

 

 

농로를 지나 임도에 들어서며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만나는 반가운 표지기!

불확실한 길을 밝혀주는 등대불이다.

일행이 다시 나뭇가지에 옮겨 매달았다.

*****

 

표지기에 신경쓰는 사이 올라서야할 산길을 놓치고

밭둑을 헤치고 왼쪽을 향해 방향을 잡았다.

본의 아니게 우리만의 둘레길이 되었다.

 

 

 

 

가시가 무성한 희미한 옛길의 흔적을 따라 밤나무단지를 에둘러 오른다.

겨울로 가야할 날씨가 도로 여름으로 가는지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방울이 흥건하다.

시경계능선과 만나 가벼운 오름길에 훤한 옥천육씨묘터에서 잠시 휴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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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특징없이 이어진 둘레길이지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감흥으로

발길마다 잡아채는 가시덤불마저

즐거운 푸념이 된다. 

 

올라온 높이보다 비탈은 경사졌다.

언뜻 소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대청호의 가을....

색색으로 물든 잎들이 저마다 그간의 이야기를 왁자하니 쏟아 놓는다.

 

 

 

 

 

 

산초열매가 까만눈처럼 빠꼼히 여물고, 엊저녁 별이 졌는지 낮은 언덕에 별꽃이 피었다.

 

 

 

우리는 길을 걸을때 그것이 옳은길인지 혹은 잘못된 길인지 미처 깨닫지 못한다.

목표한 곳에 도달하여 비로소 답을 알 수 있다.

목적지인 와정삼거리로 떨어져야할 길이 낭떠러지와 만나고,

안으로 짧게 돌았음을 채근하 듯 경사는 급하게 우리를 담금질 한다.

 

회남길과 만나 도로를 건너 약해산을 향한다.

이번 둘레길에 다녀간 이들이 추천하는 제일 경치좋은곳이 포함되어 있다.

 

약해산으로 가는 길에 건너다 보이는 국사봉위의 구름이 능선을 쓰다듬듯 감싸고 있다.

 

 

 

 

 

떠나기 아쉬운 대청호의 가을은 산풍경을 물가에 쏟아 놓았다.

 

 

 

자작나무인지 은사시나무인지 희디흰 빈가지를 가시처럼 남긴채

잎들은 어디로 갔을까?

대청호의 가을은 아래에서 위로 오르는 듯

산아래가 더욱 붉다.

 

 

드디어 약해산이다.

높이가 약해 약해산? 얼핏 웃음이 나올법한 이름이지만

若海山이라는 본명은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또는 이곳을 바라보는 풍광을 암시한 이름이리라....

약해산, 바다같은산!

 

 

 

약해산에서 돌아나와 탑봉까지는

솔잎과 갈잎들이 푹신한 편안한 길이다.

 

 

 

 

塔봉을 지나 만난 대청호의 모습은 그야말로 TOP!! TOP!! TOP!! 이다.

햇살이 수면에 미끄러지며 뿌려지는 은빛과 저멀리 실루엣으로 그려지는 하늘금...

두 언니들 신났다.

 

 

 

가을...

 

여기에 있었군

그제 만난 붉은 소식

 

어느새 먼저와

휘휘 발담그고

모른체 물살만 끄적이네

 

저 강물 여울지는 소리를 따라가면

가을이 모두모여 노랑,빨강,

그딴것들 모두 벗고

 

훌훌

영혼만 안은 가벼움으로

붉은 석양되어 날아오르리

 

 

 

 

 

이곳이리라!

수면이 불어 등허리만 빠꼼히 내밀었지만,

섬이 되어버려 더욱 애틋한 나라, 깃발처럼 나무하나 등에 얹고....

등에 꽂힌 나무는 고래의 숨결처럼 아스라하다.

 

그래 넌 고래섬이다.

 

 

 

 

 

 

 

 

기어코 발을 벗고 고래를 만나다.

 

 

 

이곳의 물빛은 바다처럼 맑고 푸르다.

그야말로 若海!

 

 

 

 

 

다가갈 곳 다한 바람이

마침내 가을을 여기에 내려 놨다.

 

 

 

 

 

 

바람이 쓰다듬고 지난 기슭을 아쉬운 눈으로 훑고

산길로 다시 오른다.

 

 

다시 끝이다.

비록 기슭을 많이 돌진 못했지만

오늘의 풍광만으로도 포만하다.

 

 

 

 

 

돌아나오는 길에 건너다 보이는 계족산 능선이 한폭의 수묵화다.

저절로 농담이 옅고 짙어지는 산자락의 꾸미지 않은 자태가 단아하다.

 

 

 

국사봉을 쓰다듬던 구름은 가고 산그림자는 더 깊이 물속으로 잠겼다.

 

 

 

시각의 흐름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풍경!

노랑,빨강 가을이 여기 다 모여 있다.

 

 

 

돌아갈 버스 시간에 맞추느라 서두는 발길에도

말거는 작은꽃, 기름나물이 줄기먼저 물들고 좁쌀같은 꽃을 마지막으로 피워냈다.

이제 곳 추워질텐데...

 

 

 

※ PS

 

 

 

바깥아감,

지난 5구간의 마침길이던 신상동 억새밭에

가을을 전송하는 하얀손길이 함성처럼 펼쳐졌다.

 

回歸와 別離의 어우러짐은

수천마디의 말보다 많은

표정을 짓고있다.

 

 

*****

 

 

갈때는

갈대를 보지 못하고..

올때에

갈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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