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그 아름다운시절 대전둘레산행

계룡산 종주....* 황적봉에서 천황봉을지나 장군봉으로[2004.10.27]

푸름님 2011. 8. 19. 02:54

 


    계룡산 (鷄龍山)..

    높이 845.1m로
    공주시 계룡면(鷄龍面)과 반포면(反浦面) 사이에 위치하며,
     
    지리산에서 뻗어나온 갈래의 산줄기가
    덕유산에서 다시 갈라져 3백리를 거슬러 올라와,
    공주 동쪽에서 반달모양으로 감아돈 형세다.

    20여개의 봉우리들이 연이어 늘어서 있어 산높이와는 달리 웅장하고
    험한 산세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강산(東岳)구월산(西岳)·지리산(南岳)·묘향산(北岳)과
    더불어 중악(中岳)으로 불리면서 명산으로 꼽힌다.

    주된 산세는 
    쥐라기·백악기때 생성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있다.


    산행 일시:2004년 10월 27일 수요일 맑음

    산행 코스:황적봉->천황봉->쌀개봉->관음봉->삼불봉->신선봉->장군봉

    산행 시간: 아침 8시 15분->오후 6시 정각 하산

    함께 한이: 대전 둘레산행팀(푸름,봄빛,나무향,샘터 外 여섯분..)





    계룡산 단풍의 절정이 10월 25일경이라는 메스컴의 보도가 아니더라도 이 가을 계룡산을 가지 않고는 어느산에 눈길을 맞추랴..

    늘 해오던 매표소를 통한 입산이 아니라 오늘은 입산통제구역이라는 엄포성 입간판이 눈을 부릅뜬황적봉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 8시 15분,
    산길 초입부터 시작된 오름길은 제법 경사가 가파르다. 열명의 일행이 줄지어 오르는 모습을 보고 뒤에 오시는 분이 공비가 까맣게 오르는 것 같단다.
    공비는 아니더라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게 가지말라는 산길을 가는 묘한 흥분과 불안이 겹친 탓이리라.
    등산로는 뚜렷하다.  
    십여분 오름길에 오른편의 장군봉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옅은 안개에 서기가 어린듯 뽀얀 옆얼굴로 보여진다.  
    고요하다.  이른 시각의 호젓함과 상쾌한 아침공기가 급강하 한다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시원함으로 살갗에 와 닿는다.  
    상념을 깨는 공사장의 쇠딱따구리소리에 가슴한쪽이 시리다.   
    어느 산자락을 파헤치는 소리일까.
    황적봉(664m)..
    멀리서 본 풍경이 노적가리를 쌓아놓은 듯한 모양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지난번 대전둘레 산행으로 지나간 관암산과 백운봉이 눈앞으로 조망되고 천황봉과 국사봉의 능선이 남서로 한눈에 조망된다.
    언제나 건너편에서 눈으로만 따르던 봉우리에 올라 조망하는 기분은 새털구름처럼 가볍다.   
     

    얼굴도 마음도 고우신 일행이 살짝 말려 얼린 곶감을 주신다.
     꿀보다 더 맛있다. 변함없이 오늘도 개념도를 인쇄해 나누어 주시는 수고에 마음깊이 감동이다. 
    나누는 행복이야 말로 가장 깊은 행복인데 나는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이제 첫 봉우리에 올랐으니 천황봉이 아득하다. 
    천왕봉으로 향하는 길에 앞서간 일행이 놓고간 배와 과도를 보며 그들의 마음이 읽혀진다. 

     

     

     

     

    산을 오르며 자연을 닮아 가는 사람살이를 배우는 기쁨또한 큰것 같다.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다른팀을 만난다. 일산에서 왔단다. 손님대접으로 앞길을 양보한다.
    천왕봉(605m)을 지나 길다란 로프다
    .


    가벼운 흥분으로 짜릿하다.
     

    암릉을 지나 조망터에 오르니 삼불봉이 손내밀면 악수라도 할듯 가까이 보인다.
     

    이쪽능선에서 흘러내린 단풍의 자태가 버선날처럼 날씬하게 뻗어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단풍이 한꺼번에 지르는 함성같은 아우성이라면 이곳 계룡산의 단풍은 메아리처럼 잔잔히 퍼져나가는 어울림이다.
    언뜻 단풍의 느낌이 노란빛인듯 보이다가 자세히 눈에 익으면 형형색색으로 제 빛깔을 지닌채 가을을 연주 한다.
    뒤돌아 보니 천왕봉과 황적봉의 바위가 지나올때의 느낌보다 장엄하다.

    최고봉인 천황봉을 향해 가는길에 삼엄한 경고판이 서있다. 
    가느다란 경고판 사이로 지나가게끔 통로 한가운데 떡 버티고 선채 붉게 써있다.
     
    옆길로 지나며 속으로 혀를 낼름한다. 
    혼나려나?
    그렇게 올라온 천황봉의 천단을 감격으로 껴안는다.



    천황봉(845.1m)...

    계룡산(鷄龍山)의 이름의 유래가
    이 천황봉과 쌀개봉, 그리고 관음봉가 문필봉, 연천봉이 반원을 그리며 닭의 볏처럼 들쑥날쑥하고
    자연성능으로 연이은 봉우리의 굼실거리는 모습이 비상하는 용과 흡사해 붙혀졌다는 이유를 실감하며 조망을 한다.
    서쪽으로 연천봉과 문필봉의 정기어린 모습이 보이고 장군봉에서 시작되어 삼불봉과 관음봉으로, 지나온 황적봉과 이어진 등줄기의 품안에 동학사가 여의주처럼 들어 앉아 있다.
     
    형형색색의 물들어 있는 나무가 반짝이며 용의 비늘처럼 느껴진다.


    쌀개봉 직전,통천문 아래서 친구가 담가온 겉절이로 맛있는 점심을 한다.
     
    쌀개봉의 위험천만한 바위지대를 지나 관음봉에 이르는 목책을 넘어간다. 후유~ 이제부터는 숨죽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아~우"하며 여우소리로 낮게 환호성을 지르는 나를 보고 물을 마시던 친구는 사래가 들린다.
    호젓한 산길이 끝나고 평일임에도 북적대는 사람들로 관음정이 소란스럽다.

    잠시 옆지기에게 무사함을 통화로 알리고 삼불봉을 향한다.

    자연성능을 지나며 지나온 산등성이를 보니 역시 감탄이다.
     
    천황봉에 걸린 햇빛에 산그림자를 드리운 음영이 차분한 치마 주름처럼 골과 등성이를 구분한다.
    언제나 이곳에서의 조망은 황홀하다.

    새싹이 돋을때의 보송보송한 나뭇가지와 여름의 짙푸른 향연,
    이 가을 색색으로 채색된 수 많은 이파리의 축제, 그리고 이제 곧 맞이할 겨울의 설화..
    삼불봉을 지나 큰배재에서 신선봉을 향해 오른다.
    상신리 방향 내림길에 화사한 단풍나무 한그루가 꽃나무 처럼 곱다.
    지난 초여름 눈도장만 찍으며 아쉬워 했던 신선봉이다.
    신선봉을 지나 갓바위에서 새해 일출을 보신다는 일행이 우리에게 특별히 산중별장을 개방하신단다.

    방명록 만드시면 싸인하고 가겠노라고 덕담을 하며 장군봉을 향한다

     
    갈림길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보며 나무에서 떨어졌을뿐,
    낙엽 또한 낙엽으로 이어지는 생을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목표가 코앞이라서 일까?
    이제 조금씩 지치고 있다. 천황봉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가파른 바위를 밧줄을 타고 올라 장군봉인줄 알았는데 한 고개가 더 남아 있다.
     
    마지막 힘을 내어 장군봉에 이르자 해는지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한다.


    내림길을 서둘러 구르듯 내려 간다.


    중간쯤 내려오는 길에 갑하산 위쪽으로 둥근달이 하얗게 얼굴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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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표소를 지나며 또랑 옆길로 향긋한 풀냄새가 풍겨 온다.
    좋다.

    오늘, 열시간의 강행군을 열명모두 완주한 기쁨으로 가슴이 뿌듯하다.
     
    돌아보니 내려 오는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에 봉우리 하나씩 물들어 있다.


    계룡산...
    아!! 가을아...
    이계절 다시 갑사의 숲길을 꿈꾸며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 P/S; 그리운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