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그 아름다운시절 대전둘레산행

대전둘레 산길걷기 열한번째....* 보문산에서 만인산까지[2004.12.22]

푸름님 2011. 8. 18. 22:25

 

 

 

 

 

 

 보문산에서 만인산까지

 


 

 

보문산, 그 친근한 곳으로 올라 만인산까지...

 

높이 457.6m인 보문산(寶文山)은
 
대전의 남쪽 중구의 중심부

즉, 대사동 외 11개 동을 품고 있어

시민들에게 친숙하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공원이다.

보문산성과 보문사지, 야외음악당, 전망대, 위락시설, 케이블카가 있으며, 시루봉 길 등
 
10여 개의 등산로와 20여곳의 약수터가 골짜기마다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특히 보문산성은 대전광역시 기념물 제 9호로

지난 1992년 12월 백제시대 산성 중 전국 최초로 복원되었다.
 
둘레가 300여m인 테뫼식 석축 산성으로
 
성안에 있는 장대루에 오르면 광활한 시가지의 발전상이

한눈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첫번째, 품안의 산길....*


11번째 발자국 : 2004년 12월 22일 수요일,

산 행   코 스 : 문화동-> 시루봉-> 오도산-> 떡갈봉-> 안산-> 만인산

함께한 사람들 : 대전둘레 산행팀 7명


대전둘레 산길 걷기를 마치고 난 후의 약간의 헤이함과 세모의 중압감에 한주가 약간은 무겁게 지나갔다.

 

계획대로라면 아직 두 코스를 남겨 놓은 시계종주 이지만 애써 지난 코스를 마지막으로 마음 먹음 또한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어서 였다.

아직은 가정에서의 할일이 우선인 주부의 위치에서나 자신을 촛점으로 한 계획을 추진하기엔

식구들의 희생이 따르기에 매번 산행에 나서며 미안함과 부담감을 배낭 한켠에 함께 매고 나서야 했다.

 

7시 40분,

일행과 장대중학교 앞에서 115번 버스를 타고 8시 40분 한밭도서관 앞에서 하차,

도서관 뒷편의 산길을 들머리로 시루봉을 향한다.

 

산길에 이골이 나신 안대장님도 이쪽 길은 처음이시란다.

 

시루봉까지 가까울 것이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먼 거리다.

청년의 광장 윗길을 가로 질러 마사토가 발밑에서 구르는 길을 지나

나무 계단으로 정비해 놓은  시루봉[457.6m]에 9시 20분, 도착해  다른 일행이 오기를 기다린다.

 

 

시루봉까지의 등로는 시민들과 친근한 보문산의 입지로 잘 정비되어 있다.

근처의 주민들이 배낭 없이 가볍게 오르 내리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시루봉 정상의 보문정엔 동네 주민인 듯한 분들이 소리를 질러 가며 아침 운동에 분주하고, 옅은
스모그에 잠긴 대전의 모습이 사방으로 조망된다.


얼굴에 한여름 마냥 땀방울이 솟은 박건용님이 도착하고 커피 한잔을 나눈 일행은 또 다른 일행이 기다리는 곳을 향하여 보문정을 떠난다.

 

 

 

 

 

 

9시 40분, 기다리느라 벌벌 떨고 있던 일행에게 따스한 차한잔을 급히 나누고 오도산을 향해 출발이다.

 

 

역시 출발은 모두 모여 하는것이 가장 좋다.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곳에서 답답하게 기다리며 떨고 계셨을 일행이 안타깝다.

표지기에 만인산까지 9시간이라 적혀 있다.

늦어진 출발에 마음이 급해진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첫번째 갈림길에서 이사동 쪽으로 방향을 잡아 5분쯤 내려가다가 갈림길에서 다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꺽는 내림길이다.

내림길이 급한것이 거의 산을 다 내려 가는듯 하다.

 

구완터널 위를 지나고 오도산을 향한 오름길은 내림길의 수월함을 보상하듯 힘겹게 가파르다.

 

 

 

에구~ 그냥 오도산이 아니라 육십오도산은 되는듯 하다.

10여분 거친 숨으로 올라 10시 40분, 오도산[336.5m] 정상이다.

 

 

 

 

 

멀리 식장산의 철탑이 보이고 발 아래로 남부순환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정상을 지나 5분쯤 내림길을 지나며 여러 표지기를 만난다.

 

 

 

얼마전 보만식계 종주가 있어서 인지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고 등로가 뚜렷하다.

 

 

 

실상 보문산의 이곳 저곳도 다 올라 보지 못한 나는 이렇게 이어지는 산길에 무척 매료 되고 있다.

지금껏의 둘레 산길도 좋았지만 보문산에서 이어지는 오늘 코스는 산길의 높낮이나 굵기가 제법 산을 타는 맛이 있다.

왜송의 낙엽은 굵고 폭신하다.
아침 기온이 낮아서 인지 산길에는 아직 서릿발이 그대로 남아 있고 잠깐만 휴식을 취해도 추위가만만찮다.

남서로 휘던 산길은 내림길을 만나며 지그재그로 우거진 소나무 사이를 머리를 숙이고 지나야 한다.

길은 뚜렷하지만 급경사와 우거진 나무로 조망이 없다.

 

 

 

 

 한참을 발끝에 신경을 모아내려가다 풀숲을 헤치고 나서자 은진송씨묘지 무리를 만난다.

묘지의 중간에서 왼쪽으로 표지기가 보이는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 임도를 만난다.

 

 

 

 

12시, 임도 건너편에 보호수인 풍치목 세그루가 동양화처럼 아름다운 굴곡으로 자라나 있다.

 

 

 

 

동구 장척동이다.

가까이 다가가니 나무 높이 삼미터쯤에 커다란 쇠못을 박아놓고 세그루를 쇠줄로 이어 놓았다.

 

 

 

 

나무를 위한 조치 인지는 모르겠지만 좀더 섬세한 방법을 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명분만 내세운 보호조치가 아닐런지....

 

 

왼편으로 과수원을 끼고 오르는 길에 천막의 보온천 같은 것을 깔아 놓아 길이 질척대는 것을 방지해 놓았다.

얼어서 주름진 천은 빛깔과 생김새가 외계인 이티의 주름진 뱃살을 연상케한다.

 

 

과수원 끝길에는 마른풀꽃이 무리를 지어 꽃으로 피었을때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야무지게 겨울을 나고 있다.

 

 

저 꽃밭을 바람이 휘젓고 나면 작은 풀씨들은 세상을 향해 새로운 생명으로 퍼져 나가겠지...꽃 피는 봄날을 기다리며...

 

 

 
시각으로 봐서는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지만 늦은 출발과 도중에 한분이 하산해야할 사정이 있어서 좀더 진행한다.

과수원을 넘자 넓은 밭과 둔덕이 나타나고 표지기를 따라가니 밭으로 자꾸 들어가게 되어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 산길에 접어든다.

오른편으로 호두나무가 여러그루 보인다.

 5분정도 오름길 중간에 이동전화 합동 중계탑이다.

 011,016,019 세 이동통신의 중계탑이 한 군데 모여있다.

 

점심을 먹기로 마음먹은 봉우리가 마땅치 않아 조금더 진행한 다는 것이 떡갈봉[493.2m]을 지나고

한참을 진행해 1시가 넘은 시각에 겨우 자리를 잡는다.

자리를 잡긴 잡았지만 햇볕도 없고 바람찬 언덕에서 정말 와들와들 떨며 밥을 먹었다.

 

 

 

최대한 작게 옹크리고 앉아 보온을 위해 뒤집어 쓴 모자 틈으로 보이는 옆사람의 와들거리는 손동작에 웃음이 나오지만 나역시 수전증 처럼 국물을 떨구는

숟가락질로 밥을 어찌어찌 먹고는

 

 

 1시50분,

서둘러 점심을 마치고 방한복을 입은채 출발이다.

 
30분쯤 진행하여 도로가 보이는 곳에서 일행 한분은 하산하신다.

저녁 모임을 앞두고 참가해 주신 열성이 고맙다.

 

가쁘게 올라선 오름길 끝에 길은 왼쪽으로 틀어지며 천을 찢어 매단 표식들이 보인다.

반대편에서 보문산 방향을 길잡이하는 표식이다.

 

능선으로 올라서며 오른편으로 지난번 천비산에서 어남동을 가로지르던 산행에서 보이던 실버랜드가 보이고 석산의 쪼개진 단면이 가깝게 보인다.

가까이 보이던 봉우리가 산길을 가도 가도 중심점처럼 그대로 거리를 유지하며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

 

오후 3시, 지난번 산행에서 매달아 놓은 우리 표지기가 있는 곳에 당도한다.

 

 

잠시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오늘도 귀가 시간이 바쁜 나는 서둘러 앞장을 선다.

힘들어 하는 일행을 알면서도 서둘러야 하는 마음이 미안타.

 

3시 10분, 안산을 지나며 정기봉이 코앞에 보이지만 만인산 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한번 지나간 산길이라 친숙함을 느끼며 3시 30분, 먹치를 지난다.

만인산을 향한 오름길은 검은 흙색깔로 대번 느낌이 다르다.

방금 지나온 먹치의 이름도 그런 까닭이 아닐까 생각한다.

힘겹다.

 

산행 막바지에 오름길은 훨씬 사람을 힘들게 한다.

오후로 접어들며 싸늘해진 기온과 체력의 소진으로 속도는 느려진다.

능선에서 바라본 서쪽의 대둔산능선이 오후의 겨울 햇살에 은은하게 비친다.

 

 

4시 15분, 드디어 만인산 정상이다.

 

 

 

 
어느 바다의 낙조처럼 휘황한 노을은 아닐지라도 그간의 속내를 누비고 온 산길을 비추는 저녁햇살은 충분히 나에게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 왔다.

 

 

 

그저 매일의 삶이 해뜨고, 달지며 별돋는 자연현상의 연속이라 해도, 바라보는 눈길에 다사로움을 간직하고

인생이 흘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 밖에 더 무엇을 바랄것인가...

 

 

 

 

 

오늘의 하산로는 정자를 거쳐 휴게소로 이르는 길이다.

 

4시 30분, 정자를 얼핏 지나치며 보는 모습에도 많은 정성이 들어 있는 풍치다.

 

 

 

흔히 지붕이 모이는 형태의 팔각이나 육각정이 아닌 팔작지붕의 변형형태로 정자에 오르는 계단과 입고 있는 단청의 모양이 꽤 수려하다.

내림길은 급경사로 밧줄이 매어져 있다.

 

 

 

중간에 내려 오는 일행이 뒤의 일행에게 돌굴릴까봐 무섭다는 농담에 '와'하고 웃음이 터진다.

무사히 하산하는 안도가 섞인 웃음이다. 

 

 


 
   
4시 50분, 휴게소에 도착해 귀가를 위한 소세를 하고 막 떠나버린 509번 버스를 아쉬워하며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보.만.식.계는 부러운 화두 지만

나에게는 힘겨운 도전의 대상이라서 이렇게 대전의 옛 경계를 나누어 오르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사진 : 정신일도님, 글 : 푸름]

 

 

 

 

 

 

----------꼬리말들--------

너른 숲 대전 시계종주에 이어 보.만.식.계까지 대전의 역사를 이제 모두 섭렵하시어 대전 산행의 길라잡이가 되어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좋은자료 감사하고 수고 하셨습니다. [2004/12/28]

 

코요테 ㅎㅎㅎ 오도산 장난이 아니죠...만인산 원뜻과는 다르지만 전 만은 인내를 요하는 산으로 보고 싶읍니다..

          저도 만인산 팔각정을 가는코스가 아닌데 잘못가는 바람에 구경좀 하고 다시 되돌아 온 경험이 있읍니다.계속 전진 하십시요.............. [2004/12/28]

 

푸름 또 한해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서게 되니 보통의 시간과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2004년, 많이도 시끄럽고 경제의 어두움으로 밝지만은 않았지만 나름의 발전은 언제나 계속되는 것이겠지요.

         불경기라 하지만 웃음 만큼은 경기 타지 않는 소월님들 되시길 기원하며.. 새해의 행운을 빕니다. Goood Luck!!! ^--^* [2004/12/28]

 

용천굴 참 부저런도 하십니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구요 내년에도 좋은글 많이 많이 올려 주이소,

         그리고 건강 하시고 복도 많이 많이 받으십시요! 고맙습니다. [2004/12/28]

 

초지일관 이~추운날씨에 보,만,식,계,에 도전하시고~이제 완죤 산꾼으로 태어나 시려나 봅니다.^^

        늘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에 격려와 박수를 보냅니다.^^ [2004/12/29]

 

주안 푸름님의 글을 읽으면 언제나 열등감을 느낍니다.

      아! 나는 언제쯤 되야 저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대전시계종주 및 보만식계도 끝내셨으니 이제 2005년부터는 소월산악회에서 자주 모습을 뵜으면 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_^ [2004/12/29]

 

대평마루 새해에도 나날이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이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2004/12/29]

 

비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