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해피로드 그 이후 여럿이

푸름님 2011. 6. 3. 15:23

 

 

 

 

 

 

 

아침은 아직 호수에서 은빛 빛살을 채 거두지 않고,

호수의 그림두편 앞 조각배는 여전히 같은 꿈을 꾸는듯 맴돌고 있다.

 

혼자 다니러 왔던 길을 함께 다시 왔다.

 매일 반복되는 듯한 아침이, 하루가

물빛의 미세한 차이처럼

새로운 열망으로

자리한다.

 

따로, 또 같이....*

 

[ 언제 , 어디로 : 2011. 06.03 삼정동입구~ 덕고개~갈전동~찬샘마을]

 

 

 

 

숲은  초록이 깊어지며 쉬이 길을 내줄것 같지 않은 출발이다.

그나마 가까운 시일에 다시 찾은 희미한 자취를 따라 덕고개를 지나 잠시 휴식...

메꽃이 조로롱 동무하며 키를 재고 있다.

 

 

 

지난번 혼잣길에 오르지 못했던 연봉을 지나 갈전동 도로에 내려선다.

하나, 두울, 셋!!

모두 곡면경을 향해 샷을 날린다.

조금은 더 볼록해진 마음으로 도로를 건너

호반에 닿는다.

 

 

 

물이 많이 빠졌다.

모내기 하러 나선 농부의 정강이처럼

대청호가 다리를 걷어 부쳤다.

 

 

빠져나간 물자리에

지난 세월 동안 물만 담겼던 수몰의 흔적이

더운김 올리던 여물이 그리운 듯 기우뚱 턱을 괴고 있다.

 

 

 

푸른 물빛 위에 세월이 바람으로 누워,

 떨림같은 잔물결로 자장가를 부른다. 

 

 

 

 

 

 

길은 걸어야 맛이 난다.

푸른 햇살이 박수처럼 쏟아지는 숲길에

동행의 숨결이 정다웁다.

 

 

 

 

투명한 물가를 눈으로 첨벙대며 걷는다.

 

 

 

급하게 빠져나간 물살이 비릿한 냄새를 남긴채

아직은 몰랑거리는 감촉이다.

걸음마다 무게 만큼 두꺼워지는 신발에

겅중대며 건넌다.

 

 

드러나는 물길처럼 성격을 보여주며

상류, 중류, 하류를 건너고 있다.

 

 

강아지 발자국도 패인 길을 피해

물버들을 헤치고 건넌다.

 

 

 

물빠진 수변엔 시간차 별로 풀빛이 번지고 있다.

 

 

 

 

 

 찬샘마을로 이어진 오솔길에 보라빛 살갈퀴가 갓 세수한 맑은 얼굴로 마중 나왔다.

 

 

노랑 붓꽃도 질세라 붓끝을 열어 글 한자락 날린다.

6월이라고....

 

 

 

드디어 ,

차오른 물에 잠겨 두번이나 건너지 못했던

징검다리를 건넌다.

피안으로 ....*

 

 

 

이렇게 첫구간의 마무리를 따로, 또 같이 걸었다.

이제 징검다리를 건너며

 3구간의 동가리를 이으러 간다.

 

 

 

※ P/S :

 

무심히 지나쳤었다.

제대로 된 꽃잎이 하나도 없이 모자란 꽃송인줄 알았는데,

세심한 도반이 캐모마일이란 꽃이란다.

가끔씩 자연성분 화장품등에서 등장하던 익숙한 이름..

우리 이름도 있을 법한 겸손한 모습이다.

있다!!  그런데...

개꽃이라니....

참꽃, 개꽃으로 구별하는 진달래류의 꽃이 아닌 국화과의 한해살이꽃, 개꽃...

 귀화식물로 참 푸대접 받은듯하다.

내친김에 좀더 학습해 보니

개꽃과 개꽃아재비란 비슷한 두 종류의 꽃이 모양과 이름이 유사하지만

학명이 다르다.

개꽃 즉 캐모마일은 꽃잎이 제법 모양을 갖추고 머리를 뒤로 묶은듯

꽃잎이 뒤로 제쳐진 모습으로 대청호에서 본 꽃보단 크다.

 

↓작은 두 사진이 캐모마일

 

    

 

 

↓아래 사진이 대청호에서 만남 아이, 즉 개꽃아재비로 결론 짓는다.

 

 

 

 

 

개꽃아재비

 

 

 

길을 걷다

널 만나면

못생긴 꽃하나 피어 있구나

못난 내마음 들켜버렸네.

 

보일락 말락 작은 꽃잎과

촉수처럼 여린 잎새에 감춰진 기도

 

 오랜 눈맞춤이라야 들을 수 있었네

 

먼나라에서 날아와

이국의 작은 들판 위에서

 개꽃으로 살아온 시간....

 

꽃잎지고  

대궁 가득 봉긋하게 솟아오르는

못 다한 이야기

별뜨고 달지는 호숫가에

뿌리듯 번지는 하얀 꽃

 

향기로운 그리움....*

 

 

 

[작은 꽃에게 바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