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둘레길....*

도란도란 걷는 대청호수 둘레길...* 첫번째해피로드

푸름님 2011. 4. 28. 14:15

 

 

 

 

                      [언제:2011.04.28 눈부신 4월의 햇살아래

                      어디로: 해피로드-대청댐물홍보관-미호동산길-비상여수로-삼정마을]

 

 

 

 

대청호수 언저리길을 시작하며..

 

수많은 실향민의 아픔을 간직한채 담수되어 이룬

대청호수..

인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 지지만 살아가는 여정에서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대청호는 그렇게 탄생했으리라..

비록 물길을 막고

사람살이의 편리함을 위해 희생된 수많은 자연이 있었지만

생태계는 스스로 치유하고 스스로 삶의 터전을 가꾸어 나가는 능력을 가졌다고 믿으며

담수면적이나 그 혜택의 이모저모보다

대청호가 주는 아름답고 소중한 모습을 담아

그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감동의 몸짓을 함께 느끼고자

이 길을 시작한다.

 

 

 

 

 

 

 

수직의 그림자를 발에 걸고 수평의 물을 응시 한다.

끝끝내 본심을 보이지 않은채 물은 말이 없지만

다정히 손내밀어 속내를 나누다 보면 굳이 말이 필요없으리라....

                                          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묵은 곰팡내를 털어내기엔 꼭 알맞은 날씨다.

온통 봄빛을 찬양하는 저리 고운 색들을

오늘은 미운 것 은가리고 고운 것 들 만 온전히 누리리라....그리하여

생각하면 가슴 저린 실향민의 눈물도 잊고4대강개발의 무시무시한 기계소리도 묻은채

오롯이 감동으로 눈물 겨우리라....*

*****

 

 

해피로드에서 시작이다.

수변을 둘러 산책하기 좋게 나무로 길을 내었다.

기분 좋은 햇살아래 하늘도 호수도 정물처럼 정갈하다.

아! 여기였구나!

주산지의 왕버들보단 여리디 여린 몸체지만굵기 따위로는 누를 수 없는 소박한 아름다움에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겨우내 시린발 담그고 버들은 오로지 봄을 꿈꾸었으리라.스스로도 대견한지 물에 빠진 제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가끔은 목책 같은 나무길이 거북스럽기도 하지만 수변 풍경을 많은 사람이 누리려면 이러한 장치가 한 몫을 한다.

아직 나비는 보이지 않지만 반쯤 남은 벚나무에서 꽃눈깨비가 나풀나풀 마중한다.

 

 

 

 

 

 

어느 봄녘을 돌아온 바람의 손길이 었을까?  이 눈물겹도록 여린 초록빛은...

오늘처럼 다정한 햇살의 속삭임 같은 숨결 탓이리라.

 

 

 

 

 

재첩만한 햇잎을 달고 미루나무도 볕바라기가 한창이다.

해피로드라...참 잘어울리는 이름이다.

비록 댐으로 모여진 호수지만 그 안의 사연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붕어야  메기야 어름치야 감돌고기야 잉어야 쏘가리야!

행여 낚시밥 조심하여 유연한 유영으로 물에 잠긴 옛 마을 소식도 전해주고

배스다 블루길이다 이상한 애들한테 지지 말고 씩씩하게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막연히 버드나무라고만 생각했지 정확한 이름을 알지 못한다. 주산지의 왕버들처럼 몸태가 굵은 것도 아닌데,

검색해보니 버드나무의 종류가 서른가지가 넘는다. 그중 물버들에 가장 가깝다는 생각이다.

푸훗!! 행복한 길이라 해피로드, 물에 담가 놓고 물버들...

 

 

 

 

 

절정으로 피어난 복사꽃이 가슴까지 물들인다. 흥얼 흥얼 흥타령이 나올 만큼 보이는 모든것이 아름답다.

 

 

 

 

 

 

 

 

수변을 장식하는 버드나무들 사이로

봄볕을 누리며 나들이 나온 오리 한쌍이다.

 

 

 

 

 

 

 

 

돌단풍의 하얀 꽃다발 너머로 구룡산 능선이 보인다.

 

 

 

 

 

 

첫번째 언저리길을 나서는 우리들 마음처럼 태극기가 높히 휘날린다.

 

 

 

 

 

 

해피로드의 나무길이 끝나고 댐이 보이는 다리에서 대청공원쪽으로 가야하는데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알바....

 

 

 

 

 

하지만 대청공원을 건너다 볼 수 있어 덤으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던 알바다.

수종이 다른 나무의 태와 색감이 어우러지며 빚어낸 또하나의 작품이다.

나무그늘아래로 아직도 노란 개나리가 밑그림을 그리고, 다투어 피어나는 푸른 순이 마술처럼 색을 입히고 있다. 

 

 

 

 

 

 

댐 너머 먼 산줄기는 등성이와 골짜기의 계절차이가 뚜렷하고

 

 

 

 

 

 

댐관리소로 향하는 길의 겹벚꽃이 장미처럼 화사하다.

 

 

 

 

 

 

부지런한 민들레는 벌써 길떠날 채비를 마쳤다.

 

 

 

 

 

 

조개나물이란다.

작은 꽃들이 송이송이 뭉친 꽃송이에 유난히 많은 솜털로 보송송한건 아마도 몸을 기어오르는 곤충들을 회피하고 싶음이 아닐까?

사뿐이 날아오르는 나비나 벌님만 환영하려는.... 이렿게 풀꽃과 눈맞추고 있자니 새삼 가슴으로 훈훈함이 번져온다.

 

 

 

 

 

대청공원으로 오르는 길의 단풍나무에 꽃이 피었다.

꽃보다 더 붉은 꽃받이에 작고 흰 꽃잎, 그리고 긴 꽃술끝이 까뭇까뭇한게 새우의 눈처럼 똘망하다.

 

 

 

 

 

 

건너편 구룡산자락에 들어 앉은 현암사의 지붕기와가 햇볕아래 유난히 정갈하다.

 

 

 

 

 

 

대청호물홍보관을 지나 수변 공원으로 내려선다.

 

 

 

 

 

 

징검다리처럼 산책로에 돌로 모양을 내 놓았다.

한무리의 가족들이 잔디에서 점심을 먹는 모습에 일행들도

자리를 펴고 맛난 점심을 먹는다.

정성들여 싸온 쌈밥과 영양반찬이 참 맛나다.

호수를 식탁에 두르고 맛보는 식사는

최고의 맛이다.

 

 

 

 

 

 

오래전 대전둘레산길걷기때에 물길을 열어주던  그배일까?

잔물결처럼 기억의 잔상들이 떠오른다.

 

 

 

 

 

물홍보관을 돌아 드디어 숲길이다.

과연 길은 제대로 나있을지, 개념도대로 잘 찾을 수 있을지 기대와 긴장이 얕은 오름길의

숨조차 가쁘게 한다.

첫번째 조망을 보는 묘지의 방향이 나같은 청맹과니가 보아도 예사 자리가 아닌듯하다.

봉분의 둥그런 자태가 구룡산을 정확히 두르고 있다.

 

 

 

 

 

북쪽으로 멀리 호수와 산이 만나는 그림이 구름과 어울려 반기고

 

 

 

 

 

 

숲길 사이사이로 보여지는 나무와 호수가 내어놓은 길을 걷는 모두가

말을 잊지 못하는 감동이다.

 

 

 

 

 

 

미호리의 전경이 고향의 봄 풍경을 그려내고

 

 

 

 

 

 

얕으막한 구릉을 지나며 누군가옮겨놓은 동화속 그림같은 의자가

어린왕자의 한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하루종일 노을을 볼 수 있다던 어린왕자의 작은별!

어쩌면 감동이란 스스로 누리고자 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릴때에

찾아오는 행운이리라..

 

 

 

 

 

 

하늘을 배경으로 이제 막 이파리의 형태를 보이기 시작하는 새순들이다.

주변은 온통 참나무 숲으로 가을이면 온통 도토리 천국이겠다.

 

 

 

 

 

 

'숲에는 초록이 살아요.

숨결조차 파래서 숲에 들면 우리의 마음도 파래진답니다.'

 

 

 

 

 

 

잠시 수변옆으로 사람의 발길이 뜸한 길을 지나 요란한 공사소리가 들리고

공사장 옆으로는 아파트 같은 가족묘지가 소란스런 광경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다.

공사장 콘테이너 옆을 돌아 이어지는 산길로 들어선다.

 

 

 

 

 

 

청미래덩쿨 순이 연하디 연한 색으로 인사를하고

 

 

 

 

 

 

길은 다시 나무로 길을 내고 있다.

이곳은 나무마을! 나무들이 사는 동네를 지나고 있다.

편지를 쓰려거든 직접 발길로 찾아 와야만 하는,

파란하늘에 구름으로 주소를 쓰고, 바람에게 귀뜸하여 주인장을 불러야 하는 나무마을이다.

 

 

 

 

 

 

길은 우려와 달리 찾을 수 있을만큼의 흔적으로

안도를 하게 하고, 누구의 마음인지 정상석처럼 모아놓은 돌에

우리 오늘 함께한 동행의 이름을 지어준다.

도란도란 걷자고 도란이다.

 

 

 

 

 

 

숲길을 헤치고 커다란 나무아래서 희미한 길로 들어서니 길이 묘하다.

그대로 진행하다간 물길로 떨어질듯 하여 다시 더듬어 나오니 진행방향으로 난길이 보인다.

멀리 금강변에 높이 짓고 있는 아파트의 실루엣이 보이고 아까지나온 비상 여수로 공사장도 보인다.

 

 

 

 

 

 

 

다시 수변으로 내려선 일행들이 행복한 산책을 하고 있다.

아까 진행한 방향으로 진행을 했으면 숲길이 아닌 수변길로 이곳에 당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짝이는 잔물결이 그간의 이야기를 소근소근 전해 주듯 맑은 물빛으로 반겨준다.

맑은 물빛 만큼 바라보는 내 마음도 흐뭇하다.

 

 

 

 

 

 

수변길을 돌아 갈대숲이 보이는 마을에 도착한다.

삼정마을이다.

 

 

 

 

 

 

 

 

 

 

 

 

이곳에서 일행들의 저녁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첫번째 언저리길을 마무리 하기로 하고

이촌농장이라는 표지판 쪽으로 올라선다.

삼정마을엔 예쁜 전원주택이 많아 이국의 정취마저 느껴진다.

갈수록 참살이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한편의 추억을 함께 나눈 일행들에게 감사하며....

 

 

 

 

 

 

※ps :마을어귀의 호수의 그림두편이라는 음식점 앞으로

그림 두편이 정말 호수속에 빠져있다.

 

 

 

 

나머지 구간의 시작이 될 여흥민씨 종가집을 끝으로

첫번째 걸음을 마친다.

 

 

 

 

[2011.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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