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오는곳....*

홍도에서 띄우는 푸른편지....*

푸름님 2011. 5. 28. 15:03

 

홍도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170호로 지정된

천연보호구역이다.

이 푸르디 푸른 물빛에 가슴이 다 먹먹해 졌다.

홍도의 청자빛 바다는 수만개의 표정으로

첫 인사를 나눴다.

[2011.05.22]

 

 

 

흑산도에서 뱃길로 50여분 홍도에 왔다.

얼마나 가슴 벅차게 고대해 오던 풍경이던지..

그저 모든것이 신기하고 감동이다.

부두의 치열한 삶의 현장도

무엇에 홀린 듯한 관광객들의 표정도..

이궁.. 정신차리고

홍도와의 첫 눈 맞춤으로

카메라를 든다.

 

 

깃대봉을 오르는 전망대까지만 오르라는 대장의 말을 귀로만 듣고,

깃대봉을 오르리라는 내심으로 약간의 간식을 챙기고 걸음을 서두른다.

전선쯤 늘어졌으면 어떠랴..너그러워진 샷으로 떠나가는 배의 꼬리를 찍어본다.

 

 

홍도의 상징인 듯 비상하는(?) 아니 멋지게 착지하는 매의 형상이다.

 

 

 

 

부지런히 전망대를 지나 깃대봉 오름길을 오르니 관리인 아저씨의 요상한 규제다.

원래는 오르면 안된다 하시면서 깃대봉을 빼면 홍도에 온 의미가 없다는 설명을 덧 붙히신다.

감사합니다. 안 돼요 돼요를 애둘러 표현하신 아저씨께 축복을!

길을 오를 수록 가려진 뒤편의 섬들이 고개를 든다.

 

 

 

 

 

서두르는 발길에 지나칠뻔한 서로 다른 수종의 연리지다.

흑산도의 연리지와는 다르게 몸통이 이어졌다.

 

 

 

 

 

오름길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빽빽한 동백숲이다. 동쪽에도 백그루 서쪽에도 백그루..ㅎ

연인의 길이라기에 동백과 연인이 되어 한컷 !

 

 

 

흑산도에선 지기 시작하더니 아직 홍도엔 생생한 꽃망울이다.

 

 

 

 

홍도의 숨골재에서 나도 잠시 숨을 고르고..

 

 

 

 

 

숯가마터를 지난다. 등로 주변으로 보이는 사철 푸른 나무들로도 숯을 구울 수 있을까 의아했지만 예전에는 참나무도 제법 있었던 모양이다.

 

 

 

고도가 높아질 수록 동백꽃이 말끔한 얼굴로 피어 있다.

 

 

 

 

드디어 깃대봉이다.

넓게 퍼진 햇살로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부옇게 보인다.

해발 365m이지만 뭍에서는 200m정도의 높이를 더한 높이일 것이다.

 

 

 

 

숨을 가다듬으며 바라본 철책너머 등성이의

자연림이 홍도에 푸른옷을 입히고 있다.

벼랑으로 이어질

절벽에 올라 앉은 소나무는 저 만한 등치에도 만만치 않은 세월을 견디었으리라...

바람과 자연에 순응하며 꿋꿋이 살아 남은 지혜로운 세월을...

 

 

 

아쉬운 깃대봉을 뒤로하고 빠른 하산이다.

 

 

 

*****

 

 

유람선에서 바라본 홍도의 빼어난 자태

 

 

'일찍부터 샷터 누르지 말라고오~ 사진찍어야 될곳을

일러줄탱께 난중에 지워가며 찍을라 하믄 이미 좋은 포인트는 지나가 버린당게~'

쫄깃한 전라도 사투리로 구성지게 안내하는 멘트를 흘려 들었다가 진짜로 지워가며 찍게 됐다.

하여... 순서가 엉망이 되었지만, 편집의 묘미라고 억지로 위로하며 홍도의 매력속으로 풍덩이다!

 

바위는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이나 심정에 따라 제각각

모습을 달리 보여준다. 아하! 하며 무릎을 치며 동감하는 바위가 있는가 하면

어딘지 찾아 헤매다 그런가보다 하는 끄덕임으로 지나치기도 하지만, 유람선의 찬 바람을 맞으며

기어코 찍어야 겠다는 일념에 뱃전의 바람속에 몸을 기댄다.

 

 

 

 

섬의 기반은 화강암으로 절리(節理)가 조밀하게 발달하였고 해안의 대부분이 단애로 되어있다.

절리란 암석의 갈라진 틈을 말하며 단층과는 달리 결을 따라 어긋나진 않는다.

단애의 끝에는 해식동굴이 여기 저기 바위속 나라로 이어질 듯 깊게 파여있다.

 

.

 

 

 

 

 

 

 

 

독립문과 많이 닮았다.

 

 

 

 

 

 

 

 

금강산을 옮겨 놓은 듯..

 

 

 

 

 

 

 

 

마치 물개 아니 바다사자 한마리가 포효하는 듯한 모습이다.

 

 

 

 

 

 

 

 

바위가 떨어져 나온자리가 패여 해식동굴이 된듯! 아귀가 꼭 맞는 대문 암이다.

 

 

 

뒤에서 볼땐 자라의 뒷 모습 같은데,

 

 

배를 돌려 앞에서 보니 영락 없는 거북이다. 눈도 입도 콧구멍까지,등껍질 아래 살짝 내민 앞발의 모양도 보인다.

 

 

 

 두시간이 넘는 유람선 관광이 지루한 줄 모르고 지나간다.

 

 

 

 

 

동굴 안쪽으로 석회암 굴에서 볼 수 있는 석순이 거꾸로 매달려 자라고 있단다.

 

 

 

이쪽 동굴안에는 나무가 거꾸로 자라고 있다. 홍도에서는 신기한 일이 일상처럼 있나보다.

나무야 나무야 서서 자는 나무야가 아니라 매달려 자는 나무! 박쥐나무라고 이름지어 준다.

 

 

이렇게 구경하는 사이 홍도 2구 마을에 도착하여 몇명의 승객이 승선한다.

홍도 1구와 2구는 서로 육로로는 만날 수 없는

또다른 바다가 육지라면을 부르는 마을이다.

 

 

아쉬운 홍도 유람이 끝나가고..

 

 

 

5월의 햇살이 비추는 홍도의 단애를 올려다 본다.

까마득한 절벽위에 낮은 자세로 살아가는 소나무에게

수백년의 안녕을 기원하며 아쉬운 포구로 귀항한다.

 

 

가운데 능선 끝부분 쯤이 깃대봉일 거라 상상하며

홍도의 푸른 숲과 에메럴드빛 보다 더 깊은 청자빛 바다의 물빛을

마음속 보석으로 간직한채 홍도에서 보내는 편지를 마무리한다.

 

 

 

 

아름다운섬! 홍도!

더이상의 설명도 첨언도 필요치 않다.

 

홍도는 아름다웠다.

 

붉은 바위에 물든 석양을 비록 보지는 못했지마는

언젠가는 이라는 기약을 다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