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오는곳....*

休....* 축령산 치유의숲

푸름님 2011. 9. 2. 03:41

 

 

 

 

 

 休....* 편백나무 숲에서

 

 

축령산

치유의 숲엘 다녀왔다.

축령산이 노령산맥의 지맥이라거나,

높이가 620.5m라거나 하는것은

오늘 숲길에서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곳은 순환과 생명의

고귀함을 간직한

놀라운 숲이었다. 

 

*****

 

한사람의 꿈.

故 임종국님의 꿈이

작은 씨앗에서 번져

온누리에 펼쳐지는 숲내음으로

울울창창한 숲에서 느껴지는 푸른 숨결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가슴이 넓은 사람으로

편백나무 숲에 깃들어 있었다.

축령산 치유의 숲은

걸어 넘는 산길이 아니라

머물러야할 풍경이었다.

 

[2011.08.28]

 

 

 

산행코스 : 금곡영화마을~건강숲길~축령산정상~안내센터~숲내음숲길~산소숲길~금곡영화마을

 

 

 

 

두시간을 넘게 남으로 달렸다.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던 남도의 숲,

처서를 지나며 잠시 주춤했던 더위가 내려 꽂히는 강렬한 햇살로 주차장에 내려선 일행들을 맞이한다.

시멘트 포장길의 더운 열기는 숨을 곳 없이 찬연한 빛과 함께 뭉텅뭉텅 걸음을 따라온다.

 

 

 

길섶에서 반갑게 맞아 주는 노란 여우팥꽃과

쥐꼬리망초꽃, 흰색의 이질풀 꽃은 모처럼의 햇살을 즐기는듯 똘망하다.

 

 

 

 

 

금연이라는 커다란 팻말아래

'이곳은 99세 이상 흡연지역'이라는 재치있는 글귀가 하지말라는 엄한 경고보다 긍정적인 호응을 얻을것 같다.

역시 밀알 정신으로 희망의 열매를 추구하는 순수봉사단체의 마음씀씀이가 엿보인다.

 

 

 

'태백산맥'과' 만남의 광장'을 촬영했다는 금곡영화마을 초입에 들어선다.

마을은 풍경속에 들어 앉은듯 조용하다.

 

 

 

파란 하늘아래 짙푸른 저 숲!

검푸르게 우거진 숲이 이국적인 풍경이다.

 

 

 

마을이 끝나고 특이하게 초가지붕을 인 우물에서 오른쪽으로 건강숲길을 향해 오른다.

 

 

 

주황색길이 오늘 다녀올 코스다.

이곳 저곳 고운 숲길에 여유롭게 머물고 싶은 아쉬움이다.

 

 

 

기대로 두근대는 눈길 사이로 환하게 미소짓는 노란꽃, 햇살에 수줍은듯 고개를 돌린 닥풀꽃이다.

 

 

 

마치 비교라도 하듯이 개옻나무와 붉나무가 이웃하여 꽃을 피웠다.

얼핏보면 똑같아 보이지만 붉나무는 줄기에 날개가 달려있다. 가을이 되면 두나무가 얼마나 붉은 모습으로 곱게 치장을 할지..

 

▼ 개옻나무                                                                ▼ 붉나무

 

 

 

드디어 삼나무 숲길이다.

삼나무의 늠름한 모습은 견고한 믿음과 푸른 희망의 말뚝같다.

그동안 왠지 인위적인 인공 조림이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약간은 있었지만,

이만큼 인고의 세월을 견뎌냈다면 이미 야생과 다를게 없으리라..

햇살은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포효하듯 내리 쬔다.

 

 

 

햇살이 아무리 뜨거워도 낮은 곳에서는 풀꽃들이 조용한 가을채비다.

왕고들빼기꽃이 곱게 피었다.

꽃이 이렇게 곱게 필때 쯤이면 잎은 처참하게 무너진다.

 

 

 

능선에 올라서며 시야가 환해진다.

겹겹이 멀리 물러난 산들, 진행방향이 남쪽이니 장성의 서쪽, 고창쪽의 산들이다.

가까운 검푸른 산들을 거느리고 하얀구름을 인 먼 산 그림자를 따라 마음도 잠시 그곳에 머물어 본다.

 

 

 

 

잠깐의 햇볕이 너무 뜨거웠던터라 숲그늘의 시원함이 더하다.

산들거리는 내 마음처럼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작은 꽃을 피운 큰기름새의 가느다란 줄기..

솜털같은 작은 꽃잎에 모기 주둥이 만한 암술까지 보인다.

 

 

 

 

산비장이의 꽃봉오리와 광대수염도 보인다.

 

 

 

 

우거진 수풀속 그늘에서 연보라빛으로 하늘거리는 꿩의다리,

 

 

길섶의 나무등걸에 운지버섯이 구름처럼 뭉게뭉게, 며느리 밥풀꽃이 쌀알 두개를 물고 배고픔의 설움을 꽃으로 피우고 있다.

 

 

커다란 바위를 안고 담쟁이가 소리없이 오체투지의 넝쿨을 뻗고있다.  한뼘을 가도 온몸을 이끌고 함께가는 담쟁이.

 

 

 

오늘 잠시 논란이 있었던 천남성..검푸른 저 빛깔이 주는 위압감은 독초라는 선입견때문일까?

 

 

 

이삭여뀌가 작은 꽃잎을 열고 재잘재잘

 

 

 

아직 새침한 암술만 내민 앙증맞은 꽃봉오리, 제몸에 겨워 휘청대느라 여간해서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다.

 

 

 

어디서 난데 없는 뻐꾹이 소리

몇년간 만나지 못한 뻐꾹나리가 지천이다.

어찌나 반가운지....

주근깨 다닥다닥한 귀여운 얼굴에 히피같은 암술과 수술을 올리고는 여기저기서 뻐꾹 뻐꾹이다.

 

 

 

낮은 숲길을 밝히는 가는장구채가 가녀린 가지위에 갈라진 흰 꽃잎으로 환하게 웃는다.

얼핏 별꽃류나 안개꽃으로 보이지만 장구채와는 다르게 꽃몸통이 없는 가는장구채다.

물봉선도 질세라 커다란 아래턱을 벌리고 할말이 많은지 한창이다.

 

 

 

이질풀

 

 

 

 

며느리밑씻개와 골치아픈 산형화 흰꽃이다. 잎사귀와 꽃잎으로 봐서는 어수리같다.

 

 

 

무릇과 노랑띠알락가지나방

 

 

 

치유의 숲은 장성의 축령산만이 아니다.

숲의 이 대견한 생명들이 빛깔로 몸짓으로 숨겨진 순환으로 주는 치유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모든 숲이 치유의 숲이다.

인간도 자연에서 온 생명이기에, 내가 떠나온 시간과 공간의 편안함에 대한 운명적 그리움은

작은 초록의 씨앗만으로도, 꽃잎에 살랑대는 바람한자락에도 건강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으리라..

 

축령산 정상이다.

출발점에서 4.34km 시간은 점심을 알리지만 숲길 내내 풍성한 볼거리로 배고픈줄 모른다.

 

 

 

 

 

 

 

여럿이 움직이는 산행에서 사진은 맨뒤 아니면 맨 앞이라야 마음편히 찍을 수 있어,

점심을 일찍 마치고 먼저 일어선다.

정상에서 안내센터에 이르는길은 급경사다.

급한 내림길에도 발길을 잡는 작은풀꽃, 자잘한 털옷을 입은 씨주머니 위로 흰꽃을 피웠다. 누굴까?

 

 

 

짚신나물

 

 

▼ 오랜만에 분홍빛 등골나물도 잡아본다.

 

 

 

비탈에 기대어 하늘만 바라보며 자란 나무들이 겨울나무처럼 아래가지는 잎이 없다.

줄기의 모양이 편백나무가 아닌 낙우송으로 보인다. 

 

 

 

나는 나무에 대해 숲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을까?

그저 숲이 주는 고마운 혜택이 요즘 한창 관심이 집중되는 피톤치드만 일까?

 

수분의 저장고인  숲과 작렬하는 태양사이에서 나무의 치열한 순환 덕분으로 우리는 치유의숲을 누릴수 있다.

올 여름처럼 우기에 가까운 많은 비가 내리면 나무는 더욱 숨가쁜 펌프질로 젖은 땅과 더워진 대기의 수분을 조절하느라 힘들었을게다.

숲이 빈약해지면 얼마나 큰 재앙이 오는지 지난 여름 우면산사태에서 느낄수 있었다.

두터운 바닥의 낙엽을 보며 나무의 비움을 배운다.

그러쥐는데 익숙한 인간이 나무에게서 배워야할 또 하나의 덕목.. 

 

 

 

편백나무 숲에 들며 내내 궁금했던 편백나무와 측백나무의 구별에 대해 이번 기회에 자료를 찾아보았다.

            ▼ 측백나무의 열매 (별모양의 뿔이 달림, 푸른빛 )                                                 ▼ 편백나무의 열매 (동글동글 축구공 모양의 갈색)

 

 

 

측백나무와 편백나무의 잎의 앞면   [측백나무과]                               ▼잎의 뒷면(편백나무는 뒷면에 Y자모양의 선명한 맥이보임)[측백나무과]

 

 

▼삼나무잎의 뒷면 [낙우송과]

 

 

▼삼나무의 열매

 

축령산의 어린 편백나무잎이다. 뒤로는 낙우송이 큰키를 자랑하고 있다.

 

 

 

 

 

 

나무에 기대어 행복해하는 맑은소리님

 

 

 

 

 

 

 

 

햇빛이 삼나무숲에 놀러왔다.

사이사이 볕을 받아 빛나는 활엽수의 잎새들이 잠시 햇빛을 묻히고 흘려버린다.

 

 

책로의 경계를 삼으로 만든 밧줄로 매어 놓았다. 곱게 보니 이또한 정겹다.

 

 

 

작은연못에 제 모습을 들여다 보는 나무들...

 

 

 

계요등이 조용히 숲을 밝히고있다.

 

 

 

 

은근히 화려한 누리장나무꽃과

 

 

 

벌써 가을을 맞이한 비목나무열매

 

 

 

애물결나비가 어수리꽃에 앉아 상한 날개를 쉬고 있다.

 

 

 

'거꾸로여덟팔나비'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나비가 등골나무사이를 이리 저리 날다 모습을 잡혔다.

 

 

 

맑은소리님과 임도를 따라 내려 오며

도란도란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출발지인 금곡영화마을이 저아래다.

오늘 선물 받은 푸른 숨결로 마음이 비질 한 듯 정갈하다.

 

 

 

 

그곳은,

잊을 수 없는 생명의 숲

너무 신선하여 귀까지 맑아지는 숨.

 

치유할 무엇이 있거든 그곳으로 가자

낮은 계곡에서 높다란 나무가지 끝에 이르도록

파란 기운으로 가득한 그곳에 머물다 가자

 

사르르 정령처럼 감겨오는

편백과 삼나무의 전설하나 정도는

폐속 어느 한곳에 향처럼 간직하며

숨가쁜 오르내림이 아닌

유유자적 굽으며 흐르는 강물같은 숲길에

진정한 '숨'을 쉬러

그곳에 가자.

치유의 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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