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오는곳....*

갈기산 오름을 포기하고...

푸름님 2007. 4. 11. 09:13

 

 

 

흐린날이었다.

안개비가 흩뿌리는 겨울날 찾은 월영봉근처의 금강이

흐린 날씨에도 푸르게 여울지고 있다.

드러난 모습보다 감추어진 미덕이 더욱 그리운계절..

산봉우리의 안녕함을 눈맞춤한 후 강으로 내려섰다.

 

바람

....*

시나 겨울다운 찬바람에 옷깃을 여민다.

강가에 서서 보는 산풍경이 참 멋지다.

가을의 흔적과 겨울의 스산함이 어우러진

강풍경에 나도 하나의 점이 되어본다.

 

 

 

 

 

 

 

 

 

 

 

 

 

 

 

빈배....*

 

내게 있어 배의 단상은 늘 떠남에 있었다.

 

그런데 오늘....

 

난 기다림을 보았다.

 

색종이를 곱게 접어

비오는 실개천에 띄어 보냈던

그 시절은 이미 가고,

어느 사이

포구의 스산한 바람에 기댄

기다림의 시간으로

나는

와 버렸구나....*

 

 

 

퐁당 퐁당 퐁....*

물 수제비가 채 세개를 못건너고

가라앉아 버린다.

마음도 물속으로 따라든다.

 

 

 

 

 

강물은 여전히 말없이 흐르고

굵어진 빗방울에

차창밖 포플러의

겨울가지들이

더욱 짙어진 그리움처럼

진해지고 있었다.

 

겨울 강가에서....*

 

 

<2007.1월 어느날, 갈기산오름을 포기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