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그 아름다운시절 대전둘레산행

첫번째....* 구암사~우산봉~갑하산~ 도덕봉~금수봉~수통골[2004.10.06]

푸름님 2011. 7. 27. 10:49

 

 

 

대전둘레 산길걷기..첫번째[우산봉~갑하산~도덕봉~수통골]



산행에 나설 때마다

느껴지는 마음 한구석의 석연찮은 느낌은 내가 살아온

이 터전의 터줏격인 고향산들을 제대로 오르지 못한채 먼길을 나서야 하는

일말의 미안함 때문이었다.


마음속에 품어오던 대전시계종주산행의 원칙은 따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대전이 품고 있는 산과 봉우리의 순례를 소망하던 터에,

반갑고 든든한 일행들을 만남으로 해서 나에게는 행운처럼 시작된

대전의 산과 봉우리를 향한

첫나들이다.


 


 

 

결행에 앞서

내가 대전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너무 적다는데에 나 스스로도 놀랐다.

 

대전의 꽃은 목련이고,

나무는 소나무, 새는 까치다.

요즘들어 대로변의 곳곳에 산뜻한 로고로 새겨져있는

 

`It's Daejeon`의 의미를

 

이 기회에 알아 보았다.



It's Daejeon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바로 대전이다 라는 감탄사적 의미로


It's 는 삶이 재미있고 풍요로운 도시 - Interesting

전통과 다양한 문화의 도시 - Tradition & Culture

과학의 도시, 미래의 도시 - Science & Technology 의 이니셜이기도 하며,

첨단과학기술의 중심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첫 발자국 일시 : 2004년 10월 6일 수요일 맑음 오전 9시 40분 출발,오후 5시 40분 하산.


산 행 코 스 : 구암사-> 우산봉-> 갑하산-> 도덕봉-> 백운봉-> 금수봉-> 수통골주차장


함 께 한 사 람 : 마음이 통하는 여덟명의 산사랑님들



약속 장소인 구암사 입구에 가는 버스 노선을 찾아내느라 아침 부터 법석을 떨었다.

행여 시간에 늦을까봐 8시에 집을 나서 정류장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버스정류장에 도착, 버스

안내표지판의 현대적인 발전에 내심 놀란다. 노선버스는 물론 다음 도착할 버스의 진입상황이

모니터에 안내되고 있다.


약속시간 보다 30분 이른 시각에 구암사 입구에서 내려 주변의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감상한다.

아직은 대도시의 번잡함 보다는 시골의 서정이 더 많이 보이는 동네에는 소박한 교회건물 한동과

가든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식당이 있고 마을 입구엔 누렇게 익어가는 논이 뜨락처럼 펼쳐있다.

 

 

 

 


9시 40분, 처음으로 만나는 분도 있고 친숙한 일행도 있지만 첫 대면의 선한 눈빛에 오랜

지기처럼 반갑다. 모두 8명..끝까지 모두가 종주하길 빌며 발걸음을 옮긴다.

구암사입구엔 공사를 하느라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분주히 드나들고 독경소리가 들리는걸 보아

납골당에 누군가 입주 하는 모양이다. 구암사 입구에서 왼쪽으로 산행의 들머리에 들어선다.

상수리만한 졸밤들이 솔찬히 눈에 띈다. 아직은 풀섶의 이슬이 마르지 않은 촉촉한 숲길이다.

가파르진 않지만 그리 녹록치는 않은 길이다. 의외로 친구는 잘 따라 오르는데 한분이 힘겨워한다.

 

 


30여분 땀이 솟아남을 느낄즈음 능선을 만난다.

우측으로 이십여미터 오르자 무덤 1기가 있다. 이곳이 지도상의 연화봉[436봉]인가 보다.

일행을 기다릴겸 목을 축이며 주변을 돌아보니 아직 확트인 조망은 아니지만 햇살이

따사롭다. 연보라색으로 피어있는 쑥부쟁이의 작은 얼굴이 귀엽다.

다시 합류한 일행과 함께 우산봉을 향해 가는 능선길은 제법 발이 편안한 낙엽카펫트다.

여유로움을 느끼는 등로 좌측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시덤불이 놓여있다. 모든게 진화하듯 사람

을 상하지 않고 경계의 표시로만 설치해 놓은 안전한 가시망의 배려가 엿보인다.


구암사 2.5km,갑하산 2km.. 우산봉정상 아래 이정표에 이른다.

 

 



우산봉(雨傘峰, △573.8m)..정상에 오르자 삼각점 표시가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확 트인다.

서쪽으로 계룡산 능선이 실루엣처럼 보이고 코앞에 장군봉과 먹뱅이골의 모습이 보인다.

 

 

 

계룡산을 바라보는 방향으로는 아찔한 낭떨어지다. 북동쪽으로는 국방과학연구소 뒤로 수양산,

금병산 능선이 펼쳐진다.

 

 

 

와우! 참 좋다. 대전이 품고있는 산에 올라 이러한 조망을 볼수 있음에 가슴이 뿌듯하다.

오늘산행은 처음 만나는 동지들과의 의미를 위해 산행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완주하기를

바라며 시간 체크를 하지 않는다. 일행이 가지고온 시원한 참외와 고구마의 단맛이 푸짐하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 일행이 아닌 다른분을 산에서 처음 만난다. 호젓한 평일 산행의 첫

만남이라 반갑다. 아까의 이정표를 뒤로 하고 갑하산을 향한다. 역시 폭신한 발길에 콧노래가

나온다. 10여분 내림길에 왼편으로 샘터가 있다. 그냥 지나친다. 다시 약간의 오름길 끝에

조망할만한 뾰족 바위에 올라 서쪽의 계룡산과 지나온 산길을 내려다 본다. 육질좋은 푸른생선

처럼 산줄기가 싱싱하다.

 


갑하산 너른 바위에 올라 따끈한 커피를 나눈다.


지도상에 표기된 갑하산은 469봉으로 나오지만 아마도 너른 밥상바위가 있는 이곳(570봉)이

갑하산 정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정표의 표시대로 라면 정상이 이곳이어야 맞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커피를 마시고 내려선 내림길은 제법 가파른 바위길와 구암사길과는

다른 마른 먼지가 이는 흙산으로 되어있다. 지난번 산불에 그을린 등로 주변의 나무들이 안

타까운 얼굴로 그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469봉에 이르러 묘2기와 현충원이 한눈에 내려 보이는 조망으로 한참을 둘러본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인 사람이 보아도 명당의 서기가 느껴지는 볕좋고 아늑한 터임을 한눈에 느끼게 한다.

잡목숲을 헤집고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가며 보이는 대전과 공주를 잇는 국도는 아찔한 경사로,

언제나 차에 앉아 바라보던 산등성이를 내 발로 딛고서서 흐르는 자동차의 물결을 바라보는

감회가 이채롭다. 건너다 보이는 도덕봉의 위용이 당당하다. 삽재로 내려서서 왕복 6차선으로

넓혀진 도로를 무단 횡단하며 야밤에 산짐승들이 이길을 건너며 느껴야하는 위협을 몸소 체험

한다. 질주하는 차량의 위세가 무섭다.


무사히 일행이 모두 건너고 잠시 휴식을 하며 일행이 가져온 포도로 목을 축인다. 달고 맛나다.

길건너 통신회사에서 설치한 전봇대가 나무모양을 한것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친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이 될 도덕봉쪽으로 출입을 금지하는 팻말이 보인다.

 

 

뒤꼭지가 간지럽지만 그냥 오르기 시작한다. 사십여분 급한 경사로를 오르며 나뭇가지에 몇번

이나 부딪힌다. 도덕봉 정상 직전에서 일행을 기다려 점심을 먹는다. 늦은 점심이다.

언제나 산행의 점심은 푸짐하다. 각자의 취향대로 싸온 도시락의 부페다. 맛있는 점심을 마치고

도덕봉 정상의 삼각점을 지나며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본다. 많이도 걸었다.

 

 

 

           

 

 


도덕봉에서 백운봉쪽을 향한 능선길에서는 서쪽으로 가파른 경사가 있지만 눈을 들면 따라오는

계룡산의 연봉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반 넘게 왔다는 안도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

체력에 마음이 가볍다. 진행방향의 능선길중 가장 낮은 동월고개를 지나 오름길을 살그머니

느끼며 오른다. 수통골 갈림길을 지나 내림길에서 바라본 건너편 금수봉 산줄기가 푸르게 눈에

들어온다. 이제 치고 오르는 길이 한두번 남았음에 지친 동료를 독려하며 다시 출발이다.

편안한 능선길의 덕분으로 산행 말미의 피로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 능이를 땃다는 말에 일행중 한분은 버섯을 찾으러 등로를 벗어난다. 그러나 빈손..

막바지 오름길을 박차고 올라 드디어 금수봉이다.

 

 

 


금수봉에서 내려서며 훤히보이는 조망에 다음 산행지를 손가락으로 설명해주신다.

빈계산과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수통골길로 내려서자 산그늘이 어두워 오는게 느껴진다.

저수지앞 갈대밭에서 우리는 소녀처럼 나란히 서서 사진한컷을 찍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5시 40분..주차장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으로 뒷풀이를 하며 무사히 모두 완주한것을 자축한다.



::: 오늘 산행의 이름을 나름으로 생각해 보았다.

`대전둘레 산길걷기`가 어떨까 생각하여 제목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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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에 대한 꼬리말들



 너른 숲  참말로 의미있는 산행을 시작 하셨네요? 누구나 마음속으로 늘 간직하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긴다는것은 쉽지 않은데 부디 긴 여정 첫 내딛은 발 자욱이 마지막 발 자욱으로 남겨 지기를 바라옵니다. [2004/10/08]


푸름  나무향님 고맙습니다. 산행내내 같은 느낌을 호흡함을 느낄수 있었고,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이 피로도 잊고 설레게 했던것 같습니다. 작지만 의미있는 테마의 출발에 스스로 자축하며..아자!!! 너른숲님! 기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씩씩한 산행기 잘 읽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2004/10/08]


청솔 유익한 정보 그리고 의미 있는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산행로로 한 번 가고 싶은데 버스로 구암사에 가려면 어떻게 하나요? [2004/10/08]


푸름  104번 좌석버스나 140번 시내버스를 타고 국방과학연구소 입구에서 하차 하시면 건너편으로 구암사 입구 표지석이 보입니다. 버스노선도는 대전시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알아볼수 있습니다. 즐거운 산행 되세요.*^^* [2004/10/08]


 풍금소리  푸름님의 섬세한 산행기는 늘 현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막지막 종주까지 즐겁고 신나게 !!~ [2004/10/08]


약병아리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새내기는 어렵겠죠? 그래도 워낙 산을 좋아해서리~~^^* [2004/10/08]


 구절초  푸름님 고맙습니다. 우산봉에서 갑하산 가는 도중에 샘이 왼쪽에 있는 걸로 알고 있읍니다. 샘은 우산봉 정상에서 내려가서 5-10분 쯤에 있읍니다. 기회가 되면 우리 함께 금병산에서 우산봉의 초입 구암사까지 대전 시계산행을 계획 하였으면 합니다. 아무초록 좋은 산행정보 감사합니다. [2004/10/09]


구절초  송강아파트 뒷산, 보덕봉에서 금병산, 국방연구소 뒷길로 하여,구암사 초입으로 시간은 5-6시간이 걸립니다. 함께 좋은 산길을 만들어 갑시다. 좋은 하루 되시기를.... [2004/10/09]


코요테  항상 느끼는 거지만 푸름님의 산행긴 마치 수필집을 보는 거 같읍니다...저도 동행이 생김 함 해보고 싶네요... [2004/10/09]


 푸름  구절초님 ! 고맙습니다. 왼쪽으로 수정했습니다.^^금병산에서의 들머리와 등로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에 시작점을 구암사로 잡으셨는데, 구절초님의 정보가 있으시면 다음 산행에서 만나뵐수 있음 좋겠네요. 미흡한 시작에 많은 격려의 꼬리글에 너무 고맙습니다. 좋은 테마의 완성으로 이룰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 [2004/10/09]


 푸름  약병아리님! 누구나 처음 시작은 새내기 랍니다.^^* 한참 산을 빠르게 다닐때 함께한 어르신의 말씀이 산에 와서는 산에 오래 머물도록 해야한다는 말씀을 듣고는 ..감명을 받았더랬습니다. 한발자국씩 옮기는 산행의 법도는 빠르기에 있는게 아니라 시작과 끝의 초지일관임을 ..산에 다닐수록 느끼곤 합니다. 힘내세요^^* [2004/10/09]


초지일관  허~걱!! 거기에 제 닉네임이 왜? 초면에 실례가 아닐지요. 인고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시작하는 산행과 감칠맛 나는 산행기 잘 읽고..푸름님의 의지에 찬사를 보내며...부군께서는 때가 때인지라 말톤에 푹 빠지셨줄압니다.모쪼록 두분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04/10/09]


 푸름  초지일관님! 안녕하시죠? 지리산 종주때 바람처럼 사라지시던 빠른 걸음에 부러움이 ..중산리쪽 하산하실때 무릎 아프시다 하셨는데 지금은 어떠신지요..그날은 여러모로 모두에게 고맙고 미안한 날이었네요. 반갑습니다. 춘마 참가하시면 좋은성과 기원합니다.*^^* [2004/10/09]


 예쁜여우  푸름님..부러워요.~..언제 대전둘레 산길 걷기에 함께 참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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