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오는곳....*

다시찾은 고리산....* 진달래는 지고 피어오르는 그 철쭉 ..

푸름님 2008. 4. 27. 18:38

 

 

 ♧ 고리산[環山] 다시보기....*

 

오랜만이다.

함께한 산행지기들도

오랜만이고,

봄이 온 산길을

다부지게 걸어보기도

오랜만이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글을 정리해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아침 9시,

샘터님을 태우고 판암 지하철 역에서 합류한 다른 일행들과 함께

 대전의 동쪽 외곽으로 뻗은 4번국도를 달려

식장산을 품고 있는 세천유원지를 지난다. 

옥천을 향해 뻗은 길은

대전시계종주를 추억케 하는 마달령 고개를 지나 가파른 내림길에

숨가쁜 자동차와 함께 도로변의 화려한 봄꽃들로 시선도 함께 가쁘다.

 

군북면사무소를 우측에 두고 너구리 굴처럼 이어진 이백리를 향해

고속도로 아래로 통과, 고리산 초입에 다다른다.

 

 

오늘 산행로는 이백리 황골말에서 시작,

정상을 지나 추소리로 하산이다.

 

 

옥천군수님의 고리산 자랑패(?)를 지나며

굳이 환산이라 한자로 지은 이름이

조금은 아쉽다. 

 

 

고리산의 초입은 수풀이 우거진 생태로 꾸며지지 않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제법 가파른 산길이 그간의 게으름에 가쁜 숨을 토하게 하고

약수터라는 소박한 글씨가 미소짓게 하는 첫번째 돌탑을 지난다.

 

 

분홍빛이다.

애기초록으로 싱싱한 산길에 시선을 이끄는 꽃빛!

 

 

 

진달래가 지는 산길을 산철쭉이 대신 화려하게 단장하고 있다.

 

 

오름길 끝자락에 아까 그분의 솜씨 인 듯한 글귀와 돌탑..

오는 길손 막지 말고, 가는 길손 잡지 말라....

 

 

산불 감시초소는 비어 있고 간수가 잘된 태극기 하나가 얌전히 서있다.

바람이 없는 흐린 날씨에

근처를 지나는 고속도로의 차바퀴소리가 산정까지 따라왔다.

 

 

북으로 휘어진 등로에서 바라본 대청호가

리아스식 해안처럼 구불구불한 곡선미를 보여준다.

흐린 시계 너머 아스라한 끝자락을 서대산이 지키고 있다.

 

 

낙엽더미를 헤치고 맑게 피어있는 각시붓꽃!

오랜만에 더듬대는 셧터가 촛점을 비키고 말았다.

 

 

여기 피어나는 연초록 잎사귀에 싱싱한

소스를 뿌리는 상상을 하며 입맛을 다셔본다.

ㅎㅎ 띠는 못 속이는가부다... 

  

 

오홋! 반갑다.

가학산에서 처음 만났던 족도리풀꽃..

 

 

무에 그리 수줍은지

언제나 푸른잎을 우산처럼 쓰고

낙옆속에 숨어 핀다.

 

 

애기나리도

커다란 잎이 무거운듯 수그리고 피어있다.

 

 

봄은 봄인가벼...

여지껏 검은 옷만 입어

혹 까마귀 사촌이 아닐까 의심스럽던 울 샘터님이

철쭉꽃과 커플룩을 입었으니..

 

 

하늘향해 두팔 벌린 푸른 새싹들...

처음엔 둥글레 새싹인줄 알았다.

 

 

요렇게 옆으로 꽃봉오리를 올리는 모습을 보기전에는..

조로롱 방울꽃.. 은방울꽃 새싹들이었다.

 

 

 

옆구리를 돌아가는 산기슭에 개별꽃도 보이고..

 

 

들별꽃이라고도 불리우는데 나는 들별꽃이 더 좋다.

 

 

명감나무의 새싹이 갓 세수한 아기얼굴 같은 잎을 꽃처럼 피어 올리고 있다.

 

 

봉수대의 흔적이다.

 

 

 

 

???

꽃차례를 보아서는 가막살나무나 덜꿩나무 종류일것 같은데..

덜 성숙한 꽃망울모양으론 선무당의 판정불가..

 

 

 고도를 높히며 물개모양의 바위다.

 

 

 

철쭉이다.

연한 빛깔의 이 꽃이름이 우리가 흔히 부르는 철쭉이고

관상용으로 개량된 짙은 빛깔의 철쭉은 산철쭉이다.

 

 

철쭉을 보면 떠오르는 노랫가락..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휘날~ 리~드라~~♬

 

 

이 철쭉은 꽃잎의 빛깔도 곱지만

꽃봉우리의 모습이 또한 기막힌 자태다.

유선형의 볼록한 부분은 저고리의 소매도련 같은 자태요

살짝 들어 올린 품새가 날아갈 듯한 버선코처럼 아리땁다.

 

 

 

산길의 속내는 이리 붉으레 하지만

멀리 지나온 자취를 돌아보니 초록세상이다.

 

 

바위로 메마른 척박한 환경,

한뼘만한 흙더미 사이에서 기특하게도

잘 자라고 예쁜 꽃까지 

피워 올린

 매화말발도리다.

 

 

아무래도 자꾸만 시선을 끄는 철쭉길을 지나며 마음도 분홍빛으로 물이든다.

  

 

  

 

 

오늘 산길의 하이라이트다.

대청호의 풍부한 곡선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좋은 곳.

 

 

눈앞의 봉우리가 고리산의 정상이다.

 

 

철쭉은 잎파리도 곱다.

가위 바위 보! 보자기 낸 잎파리들.

 

 

가위낸 친구들!

 

 

이 친구들은 바위를 낼 수 없어 불쑥 꽃망울을 내밀고 있다.

 

 

정상으로 오름길엔 사초가 여린 잎을 올리고 있다.

 

 

 

진달래는 이렇게 지고....

 

 

다시 채우는 분홍빛 철쭉.

 

 

  

누군가 그랬다. 꽃진다고 서러워마라...

늘상 무상한 일인것을.. 피고 또 지는 일이란...

 

 

간간히 병꽃나무가 노란얼굴을 내밀고..

 

 

 

청미래 넝쿨도 열심히 봄을 키우고 있다.

 

 

둥글레도 꽃을 피우기 위해 조롱조롱 하얀 꽃대를 키운다.

 

 

 

높히 올라왔는지 바람이 제법 나뭇잎을 흔들고..

 

 

낮은 바닥에는 나팔수 같은 현호색이 곱다. 

 

 

정상이다. 이건 또 무슨...

개인이 세운듯한 정상석에

고리산을 이렇게 한자로 적어 놓았다.

 

 

조망을 위해 베어낸 나무의 그루터기에

나무의 일생이 적나라하다.

이렇게 안으로 숙성되어가는 나무의 내면을 닮고 싶다.

후훗.. 한때는.. 늘 나무의 푸름처럼 살고픈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추소리를 향해 길도 없는 가파른 비탈을 치고 내려선다.

 

 

가만히 서있으면 미끄러지는 가파른 너덜길에 뽀오얗고 정갈한 이 꽃..

 

 

 

인적이 드문 산길에 소리 없는 봄꽃들의

스밈과 스침이 참으로 대견하다.

으름꽃이다.

앙다문 꽃잎이

톡 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깨끗한 흰 빛 미나리냉이도

초록잎을 바탕으로 더욱 흰빛을 자랑하고,

햇볕과 바람과 물로 여물어 가는 빛의 속삭임이

나즈막히 시냇물에 스며,

돌돌돌 함께 내림길을 달린다.

 

 

들꽃 산꽃으로 보기 드문 금낭화가 계곡에 지천이다.

 

 

조롱조롱 매달린 꽃모양도 예쁘지만 계곡에 퍼지는 은은한 향내는 또 얼마나 그윽한가..

  

 

초파일 연등처럼 꽃등을 매달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꼭 뽀빠이에 나온 올리브의 헤어스타일이다.

아니 말괄량이 삐삐인가?

 

 

 

작고 예쁜 꽃마리도 보이고..

 

 

마음껏 타고 오른 다래와 으름의 넝쿨은

금방이라도 타잔이 나올 듯한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흐릿하지만 산길이 보인다.

 

 

조금은 우스꽝스런 돌탑이다.

 

 

다시 꽃이야기..

미나리아재비다.

 

 

붉은병꽃이 군락을 이루고..

 

 

계곡가의 미나리 냉이가 한폭의 그림을 연출한다.

 

 

하산길 끄트머리에 산괴불주머니도 보이고..

 

 

 

야생화의 축제가 끝나고 단군성전을 모신곳으로 하산완료다.

 

 

나무관세음보살..

 

 

 

마음에 불하나 밝히며..

오늘 산길을 마친다.

 

모처럼의 산행은

갖가지 야생화들로

축제에 다녀온 기분이다.

 

오늘

이 선물에  감사하며..

여린 꽃잎들의

안부를 빈다. 

 

[2008.04.27.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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