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잔치가
벌어졌다.
해마다 10월즈음
공주군 장기면 장군산 그늘에 자리한
영평사에서는
꽃잔치를 벌인다.
굳이 매스컴의 힘을 빌지 않아도
은은히 풍겨 오는 꽃향기에
보는이의 마음도
풀풀
향기로와진다.
♤ 꽃잔치에
사람들도 함께 잔치다.
조용한 산사를 사랑하는 누군가는
혹여 사람들의 넘쳐나는 발길에
백안시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사는 마을을
멀리하는 깨우침은
그저 깨우침일뿐..
사람과 사람사이의 간격을
이 작은 꽃들이
메워주고 있다.
♤ 이 사진은 작품으로 출품된 사진이다
장독대와 어울린 구절초는
꽃이름처럼 수수하다.
♤ 잔치에 국수는 딱 맞는 궁합이다.
산사에서 담은 아홉번구운 죽염으로 담근 간장국물이
한마디로 끝내준다.
♤ 장독대를 밥상삼아 먹는 국수의 맛은
어쩌면 꽃향기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맛난 국수를 들고 웃는 이 여인의 웃음이
식욕을 한층 돋군다. 오메 푸짐한거~~
♤ 우리 셋은 이렇게 깨끗이 비웠다.
♤ 식후경이라고 말 잘 듣는 우리는 배를 불린후
구경에 나섰다.
이제 구절초의 매력에 한껏 빠져 보자 !
찻집으로 지어진 아담한 공간이다.
역시 구절초의 어우러짐이 풍치를 더하고..
♤ 대웅전 한옆의 부처님이 늘씬한 자태로 굽어보신다.
♤ 꽃향기를 담는 여인의 모습이 한 떨기 꽃같다.
♤ 부드럽게 감길듯 흐르는 옷섶..
돌로 빚었다는 사실을 잊게한다.
♤ 맑은 샘물위에 하늘도 풍경도 구절초도 함께 빠져 있다.
♤ 모델이 된 동심의 보일듯 말듯한 수줍음과 으쓱댐이 미소에 그대로 보인다.
이쁘다.
♤ 부처님을 뒤로 하고 오솔길에 접어든다.
흠..흠..
사진 가득 넘쳐나는 향기가 보이시는지...
♤ 작은별들이 내려와 앉은듯 오솔길에도 꽃이 흐드러진다.
♤ 여름 연꽃은 이미 졌지만 연못가에는 가을이 넘실대는 꽃으로 테를 둘렀다.
♤ 하얀 꽃밭천지에 홀로 붉은 열매가 도드라진다.
♤ 대웅전 옆 연못을 지나 장군산으로 오르는 길 양옆은
구절초산이다.
두충나무와 어울린 꽃밭은 내내 맡은 향내 만으로도
가슴속에 베어들듯하다.
♤ 나무가 없는 곳이면 어김없이 구절초가 만발했다.
멀리 희부연 자취도 온통 꽃자리다.
♤ 절집에서 꽃차를 위해 채취한 꽃무덤이다.
♤ 산자락을 오르며 더해지는 꽃사태에 벌써 눈은 꽃멀미를한다.
♤ 그녀는 지금 향기로 충전하고 있다.
오늘 이자리는 얼마전 힘든일을 겪은 그녀를 위한 나들이다.
♤ 기슭을 올라서자 소박한 학당이다.
아마도 공부하는 스님들을 위해 조용한 곳에 마련된 방인듯..
두 스님이 정담을 나누고 있다.
♤ 아까운 감이 서리도 맞기 전에 하나둘 빠지고 있다.
♤ 어느 세련된 님이 꽃잔치에 꽃다발을 챙기셨을까?
♤ 햇볕이 인색한 뒤란의 꽃들은 막 세수한듯 해말갛다.
♤ 이 산에 오니 흰것은 꽃이요 푸른것은 나무다.
♤ 꽃밭에서는 누구나 소녀가 되는지..
장담컨대 그녀들은 소녀가 분명하다.
♤ 바위뒤에 수줍게 기댄 모습..
♤ 작은키의 스님은 우리를 지나치며 어색한지
들고 있던 승복을 머리에 덮는다.
천진한 그모습에 화들짝 웃고말았다.
♤ 돌아가는 길에 서광이 비로드같은 꽃잎을 열고 있다.
온통 흰꽃속에서 홀로 붉다.
작은 꽃술의 노란 별같은 모습이 참으로 곱다.
♤ 산을 내려와 한산해진 법당에서 백팔배를 올린다.
나무관세음보살...
♤ 찻집으로 가는길 한옆,개구장이 모습을 한 토우들의 전송을 뒤로하고..
♤ 이곳 장군산 영평사의 꽃향기는
돌아오는 차 안까지 따라온다.
오늘처럼
늘 맑고
향기로운 나날을
열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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