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에 부는 바람....*

21.0975km....* 달리다.

푸름님 2012. 10. 8. 01:06

 

 

 

 

달리다....*

[2012.10.06]

 

 

 

 

 

나는 달리기에 약하다. 튼튼한 하체에도 불구하고...

튼실한 다리가 체형중 많이 불만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어쩌다 나 같은 주인을 만나 험하게 고생하는 나의 다리에게 미안하지만

꼭 한번 뛰어 보리라 다짐하던 나의 꿈 비망록 중 하나인

21.0975km 하프코스 마라톤을 드디어 결행했다.

 

왜 달리는가 묻는다면

그저 달리고플 뿐이라고....*

 

*****

 

2012물사랑대청호마라톤대회

주최 : 대전광역시 동구, 충청투데이, 대전광역시체육회

주관 : 대전육상경기연맹, 대전광역시동구체육회

후원 : K-watet

 

코스 : 신상동폐고속도로~ 절골입구~ 사성동모래재 ~ 방아실입구~ 주촌동 방터(반환지점)

~ 출발지 [ 21.0975km  ]

 

 

제대로 연습을 하지 못했다.

추석과 월말이 겹쳐 체력보강 음식은 많이 섭취했지만

다리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은 천오백번 줄넘기가 전부다.

다행히 날씨는 달리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은 최적의 날씨다.

 

폐고속도로로 접어든지 얼마 안되어

교통통제로 신상다리위에 차를 멈추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언제나 나는 그랬다.

눈앞에 어떤 난관이 닥치면 당연히 넘어야 하는 숙제로 생각했다.

원망이나 절망 보다는 어떻게 해결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어찌보면 터무니 없을 만큼 낙관주의자다.

비록 오늘도 처음 대면하는 어쩌면 내가 선택한 고난(?)의 길이지만

잘 해내리라 믿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2810번 힘내자!!!

정해린 화이팅!!!

 

 

 

 

신상교 위에서 바라본 토끼봉 반도앞 제방은 완전히 물에 잠겨있다.

 

 

 

8:30분부터 식전행사로 각계 인사가 소개되고 간단한 준비운동후 정각9시 출발이다.

 

처음부터 기록이 아니라 완주에 목표를 두고 첫발을 내딛는다.

천천히 달리는 나를 뒤로 제치고 앞으로 휙휙 나서는 빠른 건각들...

 

오늘 나는 즐기리라

대청호둘레길로 익숙한 이 길을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는 이 아름다운 길을

충분히 느끼며 달리리라

 

처음 3km쯤 달리니 사점인가 보다.

속도를 늦춰 심박수를 조절하고

다시 속도를 처음처럼 맞춘다.

 

아직 미소가 지어지는 얼굴인 걸 보면 그다지 힘들지는 않은가보다.

 

참으로 감사한 일 아닌가...

이 만큼의 건강을 주신 부모님과,

이런 꿈을 꿀 수 있고

또 이룰 수 있다는 것이....

 

5km를 지나고 10km반환점이 나타나기 까지

몇번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난다.

 

아직 달릴만하다.

제법 소질이 있는 모양이다.

 

12km를 지나고 15km를 두시간 안에 통과하길 바라며 달린다.

15km 를 한시간 50분에 통과했다.

이제 처음 계획한 세시간 안으로만 완주하길 기도하며 뛴다.

 

지금은 모든 생각이 달아나고

눈앞의 길과 나를 스치고 지나는 바람과

내리쬐는 햇살만이 느껴진다.

 

가슴은 모든 것이 토해 나온 듯 시원한데

다리는 차츰 무거워 진다.

 

남은 거리 4km지점을 지나며

발목에 통증이 느껴진다.

아니 정확히 발목인지 발등인지 종아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통증이 온다.

 

이제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대로 달릴 것인지

통증을 달랠 것인지 ...

언제나 인생은 선택이다.

 

남은거리 3km를 지나며 

다리를 살핀다.

운동화 끈을 늦추고

두 다리를 풀어주는 자세로 잠깐의 쉼을 준다.

 

다시 뛰어 보지만 여전히 통증은 느껴진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가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보다 

더 멀게만 느껴진다.

 

다시 다리를 주무르는 나를 보고

준비된 앰뷸런스는 태워 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오~ 노우!! 그럴 정도는 아니라는 듯 바로 뜀을 시작한다.

그렇게 절골을 지나고 드디어 마지막지점이다.

 

도착점에선 격려의 박수가 터지고

나의 기록은 2시간 48분 33초95다.

비록 느린 걸음이지만 나는 목표한 거리를 완.주.했.다.

와~~우~~

 

 

*****

 

오늘 나는 작지만 또 하나의 나의 꿈을 이뤘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나씩 

또 나의 꿈을  이루어 갈 것이다.

 

 

 

 

 

 

 

 

 

 

 

다리가 몹시 아프다.

안쓰던 근육을 갑자기 많이 썼으니...

하루를 어기적 거리며 생각해 본다.

 

모든 성취엔

댓가가 반드시 따르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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